‘HDD 게섯거라.’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에서 낸드플래시의 기세가 드높다.
테크뉴스월드는 낸드플래시가 12GB 이하 소용량 PMP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밀어내며 주요 저장매체의 지위를 차지한데 이어 이제는 대용량 PMP 영역을 넘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비싼 가격 때문에 소용량 MP3플레이어에만 탑재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황의 법칙’ 있기에=테크뉴스월드는 낸드플래시가 휴대기기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데에는 ‘황의 법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이 2002년 주창한 이 법칙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등 비(non)PC분야 주도로 메모리 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두 배 증가한다는 것.
테크뉴스월드는 2002년 256MB 낸드플래시가 시장에 등장한 이후 매년 황의 법칙에 따라 용량을 키워온 결과 올해 초 애플이 32GB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아이팟 터치를 선보이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개발한 64Gb 낸드플래시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점을 감안하면 2009∼2010년께에는 사실상 대부분의 PMP 제품군에는 HDD 대신 낸드플래시가 탑재될 여건이 마련된다.
◇발등에 불 떨어진 HDD 업계=애플의 최고 인기 상품 아이팟이 소형 HDD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던 시절 도시바, 히타치, 시게이트 등 HDD 업계는 엄청난 특수를 누렸다. MP3플레이어 시장을 낸드플래시가 잠식한 이후에도 HDD 업계는 대용량이 필요한 PMP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2005년 낸드플래시가 PMP 시장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HDD 업계는 경쟁을 위해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단일 디스크로 80GB의 용량을 구현한 새로운 1.8인치 소형 HDD를 선보였다. 삼성과 시게이트의 60GB급 1.8인치 HDD는 두께가 5㎜에 불과하다. 도시바는 최근 대기 상태에서 불과 0.32W의 전력만 소비하는 160GB HDD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게이트의 G포스 기술 등 외부충격에도 저장 콘텐츠를 보호하는 다양한 기술도 속속 등장했다.
◇역전은 시간 문제=HDD 업계가 다양한 기술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가격을 제외한 모든 장점을 가진 낸드플래시와의 싸움은 힘겨워 보인다. 이에 HDD 업체들은 플래시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시게이트는 플래시와 HDD를 합친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부터는 플래시 메모리만 탑재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선보일 계획이다.
테크뉴스월드는 낸드플래시 업계가 대용량 제품의 대량생산 체제를 속속 갖추는 상황에서 HDD 업계가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플래시 영역에 진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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