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IT 부품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월요논단]IT 부품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얼마 있으면 4년을 기다린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다.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칠 것이고 전 세계인은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을 응원하고 환호할 것이다. 메달리스트에게는 찬사를, 패배자에게는 격려의 박수와 함께 그들이 그동안 흘려온 땀과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할 것이다.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제전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국내외 각종 대회를 통해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 간 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경의 개념이 무너진 글로벌 경쟁 시대에 기업들은 그 어떤 스포츠 대회보다도 치열한 대결을 쉼없이 펼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승리를 거머쥐는 기업과 몰락의 길을 걷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 간의 치열한 전쟁에서 영원한 승자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업들은 그 해답을 경영혁신에서 찾아 왔다. 어느 기업이든 한번쯤은 들어봤고, 추진해 봤을 법한 혁신 기법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리스트럭처링, 리엔지니어링, 벤치마킹, TQM, JIT, 6시그마 등 많은 경영혁신기법이 시장에서 영원한 승자가 되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기업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영속성을 갖고 성공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경영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을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혁신은 이벤트로 한 번 하고 그만 두는 한시적 프로그램으로는 안 되며, 환경 변화에 발맞춘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에서의 영원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사업 방식의 변혁’, 즉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LCD나 반도체와 같은 IT 부품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언제까지나 한 분야의 전문 기업으로서 영속적인 성공과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그 기업이 갖고 있는 고유의 사업 분야와 동떨어진 분야로 진출한다든지, 기업 간 문화와 속성을 무시한 M&A라든지 하는 방법을 통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제품을 만들어 놓고 판매할 곳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제품을 가져갈 곳을 미리 정해놓고 생산하는 방식을 들 수 있다. 제품 판매처 확보에서 더 나아가 공동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한 윈윈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의 변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부품을 공급하는 후방산업과의 제휴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지속적으로,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줄 부품회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나 LCD와 같은 산업 분야에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누가 더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 기업과의 제휴도 ‘사업 방식의 변혁’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 내에서 선두 업체와 후발 업체 간에 서로 필요한 부분을 나누는 방식으로 건전한 협력과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과 함께 전후방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 M&A 등을 통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얼마나 적절하게, 또 얼마나 발 빠르게 추진해 나가는지가 IT 부품 시장에서의 영속적인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다.

 권영수/LG디스플레이 사장 yskwon@lgdispl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