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전자정부, 레드오션 속의 블루오션

무역 의존도가 73%나 되는 우리는 비교 우위가 있는 제품과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일자리를 찾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성장산업을 찾아내고 육성해 수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서른여섯 번째 유인우주선 발사로 한껏 달아오른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국가 브랜드 값어치의 상승, 그리고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세일즈 외교에 나선 지금, 정부와 기업은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자거래 매출은 일년에 약 500조원에 달한다. 또 4000여종의 정부 지자체 관련 민원 서류가 있다.

 전자정부와 관련된 이들 시스템의 수출상품 전략화는 경제살리기에도 일조한다는 점에서 긴요한 과제다. 세계 지도자들은 경쟁적으로 투명한 정부, 빠른 정부, 서비스 잘하는 정부를 원하고 있어 전자정부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나라 기업은 이미 미국 국방부를 비롯해 베트남, 중국, 일본, 캄보디아, 멕시코, 이스라엘 등에 우리 제품과 기술을 수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는 우리보다 제조업 기반이나 전자정부 그리고 금융 솔루션이 취약하지만 작년 소프트웨어 수출이 180억달러나 된다. 이에 우리는 기존에 정부가 해왔던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한국국제협력단(KOICA), 전자정부 컨설팅 사업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정부 수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매진해야 한다.

 일반 제조업과 전자정부 및 정보통신기기 사업이 인도보다 상대적으로 발달한 우리나라가 기간계 소프트웨어를 세계표준에 맞게 고도화한다면 인도의 소프트웨어산업보다 뒤처질 이유가 전혀 없다. 두려움과 멈칫거림 없이 발빠르게 추진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갈 곳 잃은 중동의 넘치는 오일달러와 EU 국가의 막강해진 유로화는 지금도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11개 CIS국가 역시 우리의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언젠가 내가 루마니아 정보통신부를 방문했을 때 본 그곳의 주민등록 관련 시스템은 수작업의 기계화 수준 정도였다. 그런데 그들은 이를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와 서류를 거리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공급받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를 보여 준다면 그들은 우리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적극 나설 것이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준과 능력을 감안한다면 외국의 정부 조달 경쟁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 그리고 이로 인한 지식의 속도감 있는 전파로 틈새시장이나 나만이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이제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개발해내는 데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1995년 국제무역기구(WTO) 발족 이래 도하개발어젠다(DDA)를 거쳐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어지는 경제블록이 형성돼 2007년 현재 193개 국가가 FTA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 그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들 20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가당 1억달러의 수출을 이룬다면 소프트웨어는 조선·자동차·철강·반도체·휴대폰에 이은 6대 수출 효자산업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며, 이에 따른 전문인력 일자리도 3만명 이상 새롭게 형성될 것이다. 이를 위해 민관연이 합동으로 지역별, 단위 시스템별, 국가별로 사전 시장조사와 제반여건을 충분히 조사하고 분석한 후 실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조성갑 고려대학교 교수·국제경제학 박사 skc1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