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가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데이콤·SK텔레콤 등의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나머지 사업자도 마케팅 비용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해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통신 요금인하 및 인터넷전화 활성화로 인한 가입자당 평균매출(APPU) 감소 등이 가속화되면서 2분기 이후에도 특별한 호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익성 악화 뚜렷= SK텔레콤은 24일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3%, 3.4% 줄어든 5540억원과 38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가입자 수 증가로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소폭(4.6%) 증가했지만 문자메시지(SMS) 요금 인하, 각종 할인요금제 등의 악재를 맞아 지난 4분기보다 2.7% 하락했다. 앞서 지난 22일 발표한 LG데이콤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대비 18%, 5% 줄어들었다.
이들 사업자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WCDMA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대비 30.7% 증가했고 LG데이콤은 인터넷전화에 전력을 쏟으면서 70% 증가해 영업이익 악화에 부담을 더했다.
이런 실적 악화는 통신사업자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KT와 KTF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가TV·와이브로 등 신규 사업은 아직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고 유선 전화는 가입자 감소, 매출 축소 등으로 정체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KTF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WCDMA 마케팅 비용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나로텔레콤(28일), LG텔레콤(29일) 역시 결합상품 가입자 수 정체 등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다.
◇2분기도 ‘흐림’= 전문가들은 통신사업의 수익성 정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등장 등으로 인해 통신 환경 자체가 기존 사업자들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경쟁 활성화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만큼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결합상품 및 인터넷전화 활성화 등의 정책적 이슈가 통신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보조금 제한이 폐지되면서 보조금 경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통신서비스 ‘어닝쇼크’까지 예상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동통신업종의 마케팅 비용은 1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할 전망이지만 의미있는 실적개선은 내년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영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최악의 경쟁 상황은 지났지만 의무약정제가 시행되면서 의무약정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공세가 언제라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영업이익 개선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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