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첨단 의료기기의 미국 시장 공습이 시작됐다.
27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필립스, 지멘스, GE 등 첨단 의료기기들이 중국업체와 잇따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 등으로 중국 공장에서 의료기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납성분 장난감, 농약 검출 식품 등 중국산 제품 범람으로 불안해진 미국인들은 생명과 직접 관련된 첨단 의료기기까지 중국산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네덜란드 기업인 필립스는 중국 청두에 있는 대학 및 병원과 연구 제휴를 최근 맺었다. 또 쓰촨 지방에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조하는 기업을 인수키로 했다. 필립스는 중국 자기공명 단층 촬영 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X레이 기구 등을 제조하는 중국의 네우소프트 그룹과 이미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데이비드 진 필립스 임원은 “의료 산업 분야의 더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제조 공장을 옮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 관심을 가진 의료장비 기업은 한두 업체가 아니다. 지멘스는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에 의료 연구 및 개발, 제조, 서비스, 마케팅 역할을 담당할 종합 센터를 개설했다. 지멘스는 올해까지 이 센터 인력을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메드트로닉도 중국과의 제휴에 열성적인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상동 지방에 의료장비를 만드는 상동 웨이가오 그룹 메디컬 폴리머의 지분 21%를 2억 21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두 회사는 척추 수술에 필요한 의료 장비를 생산할 합작 법인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병원의 환자들은 “약에 이어 의료 장비까지 중국산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며 제품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중국 제약업체 박스터인터내셔널이 제조한 혈액응고제에 부적합 성분이 발견돼 리콜하는 소동까지 일면서 중국산 의료 기기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미국 식품안정청(FDA)에 대한 정치인과 소비자 단체의 압력도 거세지면서 FDA는 중국 3개 도시에 사무소를 열고 중국 생산 시설들의 미국 기준치 부합 여부를 직접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중국 의료 시장 크기의 전망은 장밋빛이다. 웨이가오 그룹의 지앙 치앙 부사장은 “중국 의료 장비 시장은 86억 달러로 성장, 미국 및 일본에 이은 3위 규모로 커졌다”면서 “10년 내에 2위 규모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