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vs 타타, 누가 더 미국적인가

 ‘IBM 대 타타, 누가 더 미국적인가.’

 미국 유력지 비즈니스위크가 던진 진지한 질문이다. IBM는 뉴욕주 암몽크(Armonk)에 본사를 두고 있고, 타타컨설턴시그룹(TCS)은 인도 뭄바이 기반 회사다. 답은 당연히 ‘IBM’이어야 할까.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분기 실적을 기반으로 ‘아니다’라고 분석한다.

 지난 분기 IBM의 북미 매출은 35%에 불과한 반면, TCS의 북미 매출은 51%에 달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극과 극=이같은 매출 구조는 최근 두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해석하는 주효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난 21일 실적 발표 후 TCS 주가는 10%나 곤두박질쳤다. 반면, IBM 주가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 이후 3% 올랐다. IBM 주가를 2월과 비교하면 무려 25%나 상승했다.

 이같이 양사의 주가가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대해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는 상황에서 TCS의 매출 구조는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TCS는 대부분의 인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영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 TCS 측은 재무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 기업 기초체력(fundamental)과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지난해 4분기 TCS의 미국 고객 기업 일부가 TCS와의 연장 계약을 취소했다. 또 다른 2개 대형 고객의 경우, TCS에 대한 서비스 대금 지급을 늦추고 있다.

 ◇IBM 글로벌 전략 ‘통’했다=IBM은 신흥국가에서의 서비스 사업 매출이 고루 늘어나는 등 매출이 다각화돼 있다. 전체 매출의 65%를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가에서 벌어들였다.

 마크 루라이지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BM은 양동 작전을 쓴다”면서 “미국 고객에게는 ‘비용 절감’을 강조하는 전략을 내놓는 반면, 신흥국가에선 기술 기반(technology infrostructure)을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인도의 1위 IT서비스 기업 역시 IBM이라는 점이다.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IBM은 지난해 4분기 인도 매출만 41% 가량 증가했다.

 버지니아 M 로메티 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총괄은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얼마나 글로벌화돼 있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도, 대미 의존비중 줄이기 ‘지상과제’=이제 인도 기업들도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TCS는 그나마 매출이 다른 인도 기업에 비해 다각화돼 있는 편이다. 다른 인도 IT기업들의 대미 매출 비중은 60∼70%에 달한다. 일단 TCS는 지난해 신흥 국가를 겨냥한 부서를 별도로 조직했다.

 인도 2위 IT업체인 인포시스테크놀로지도 중국·인도·중남미·중동을 겨냥한 별도 과제(initiative)를 마련했다. 인포시스의 목표는 IBM과 액센추어의 글로벌 전략을 따라하는 것.

 크리스 고파라크리시난 인포시스 CEO는 “매출 구조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이기까지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