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선택에 직면한 MS

 ‘인수제안 철회냐, 적대적 M&A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제의에 대한 야후의 답변시한인 26일이 지나도록 야후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경력을 통털어 가장 어려운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호적인 인수제의를 야후가 수용하지 않은 이상 스티브 발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인수제안을 철회 또는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간주되는 적대적 M&A 등 둘 중 하나 뿐이다.

MS는 지난 5일 야후 측에 서한을 보내 26일까지 우호적 지분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적대적 M&A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 대로라면 이제 남은 건 적대적 M&A 뿐이지만 최근 MS 내부에 형성되고 있는 야후 인수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아 이마저도 녹록치는 않다.

MS의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여러 사업부문의 핵심간부들이 야후 인수를 반대하고 있으며, 연간 예산편성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든 이후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발머 사장이 야후 인수를 단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MS의 야후 인수가 세간의 빅 이슈로 부상한 마당에 지금와서 이를 철회한다면 발머 사장 개인은 물론 MS의 신뢰도에 타격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만일의 경우 MS가 야후 인수제안을 철회하더라도 야후 주가가 급락하면 MS는 다시 야후 인수 작업에 나설 개연성도 높다. 주가가 떨어지면 야후 주주들이 MS의 우군으로 돌변해 인수를 지지하고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오라클이 BEA시스템즈를 인수할 때도 이 같은 전략이 구사된 바 있다.

실제로 MS가 현금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야후에게 인수를 처음 제안했던 지난 1월 31일 당시 제안금액은 446억달러(주당 31달러)였지만 그로부터 3개월이 경과된 지금 MS와 야후 주가는 하락, 인수제안 금액은 427억달러로 크게 낮아졌다.

상황이 나빠지면서 인수합병에 찬성해온 야후 주주들의 완력행사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부 야후 주주들은 야후 이사회가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 임원과 야후 주주의 반발, 주가하락으로 인한 인수가격 디스카운트 등의 환경변화 속에서 발머 사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