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OSMU`는 힘이 세다

 요즘은 ‘원소스 멀티 유스(OSMU:One Source Multi Use)’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김영삼 정권 시절, 영화 ‘쥬라기 공원(1993)’이 대박을 터뜨렸을 때 “미국이 영화 쥬라기 공원 한 편으로 올린 수익은 우리나라가 한 해 동안 자동차 수출을 해서 벌어들인 총액을 능가한다”는 말을 너도나도 인용했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소스는 마이클 클라이튼의 소설이었다. 당시 콘텐츠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 때 주로 쥬라기 공원이 언급됐는데, 90년대 말 만화가 박무직이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확장해 가던 쥬라기 공원의 원류는 소설이며, 바로 이 소설을 콘텐츠라고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OSMU라는 용어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사용했지만, 이미 콘텐츠라는 단어에는 OSMU가 녹아 들어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기술(IT)이나 문화기술(CT) 계열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생태계와 선순환 구조인데, OSMU는 두 단어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강력한 원소스는 경쟁력 있는 멀티 유스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멀티 유스 콘텐츠는 원소스를 강화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인 것이다.

 대구는 일찍부터 게임을 원소스로 하는 멀티 유스 콘텐츠에 큰 관심이 있었다. e스포츠 또한 게임의 멀티 유스 콘텐츠로 바라보고 e스포츠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e스포츠의 선도도시라는 이미지를 굳혔고, 200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OSMU 콘텐츠 컨벤션을 지향하면서 ‘e펀(fun)’을 탄생시켰다. 이와 맞물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CRC) 사업을 통해 게임을 원소스로 하는 다양한 멀티 유스 콘텐츠를 2개년에 걸쳐 연구개발하고 있다. 1차연도에는 게임을 패션쇼, 뮤지컬, 오프라인 RPG, 설치미술에 적용시켰고 2차연도에는 리테일 상품들이 나온다. 일본의 ‘나나’, 미국의 ‘레지던트 이블(게임 ‘바이오해저드’ 원작)’ 같은 OSMU의 걸작을 대한민국에서도 만들 수 있다. 여기에는 대구가 아마도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전충훈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e-fun/CRC 사무국장 linkguy@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