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가 가파른 외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통사들은 극심한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G 이동통신 가입자가 드디어 1000만명 고지를 돌파했다. 3G 서비스가 본격화된 지 근 1년만의 성과로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3G 서비스는 예초 이통사들이 기대했던 효과는 온데 간데 없는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F가 3G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예상했던 최고의 기대효과는 영상통화 및 초고속 무선인터넷 이용 등 데이터매출 상승에 따른 가입자당 매출 증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효과는 1000만명이 3G를 이용하는 지금에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1년전과 비교할 때 오히려 더 줄었으며 KTF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가입자간 할인 요금제 출시와 SMS 요금인하라는 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현재 3G 가입자들이 관련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크다. 사실상 현재 1000만명이 넘는 고객 중 대다수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단 이통사들의 마케팅으로 3G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3G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고객 중 영상통화와 무선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꽤 있고 심지어 40대 이상 고객 대부분은 무선인터넷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보다는 특가폰 이벤트와 각종 프로모션에 3G로 전환한 고객이 상당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3G 활성화로 데이터 매출이 늘기는 했지만 그동안 가입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휴대폰을 싸게 주는 조건으로 데이터 정액제와 같은 각종 상품을 2~3개월 의무사용 조건으로 끼워 팔고 소비자는 그 기간에만 데이터 서비스를 반짝 이용하는 사례도 상당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통사들은 3G 활성화에 상처만 입은 상태다. 과열된 시장경제 탓에 마케팅비용은 계속 증가해 왔으며 이에 따라 실적은 저공비행을 거듭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마케팅비용 지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LG텔레콤이 `OZ`라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3G 경쟁에 합류함에 따라 향후 이통시장은 또다시 안개 속으로 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3G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통화품질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데 이어 수차례 통화 장애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몇 몇 소비자들은 “쉴 새 없이 TV광고를 할 돈이 있으면 통화 품질이나 개선했으면 좋겠다”며 마케팅 경쟁에 치우치고 있는 이통사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3G 서비스는 초기부터 통화품질과 킬러서비스의 부재가 우려되었었다”며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이통사들은 이제 유치 경쟁보다는 서비스 안정과 차별화된 콘텐츠 구상에 좀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