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기술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정보통신(IT)시장에서 해외 기술을 차별하는 중국의 계속된 쇄국정책에 미국이 마침내 제동을 걸었다. 미 상무부의 크리스토퍼 파딜라 차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중국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정부를 향해 IT시장 개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파딜라 차관은 상무부 내 국제교역정책을 전담하는 최고 책임자다.
그는 “중국 정부는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표준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명성과 적법한 절차가 결여된 상황에서 자국 기술을 국가표준으로 고집하고 있다”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파딜라 차관은 통신과 전자, 디지털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서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에만 유리한 특정 규격을 명시함으로써 많은 미국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좌절되고 있다며 “중국정부는 자국기업에게 불공정한 이득을 안겨주고 있지만 이러한 관행은 거꾸로 중국에게도 커다란 위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일본 정부가 자국 시장에서 독자표준을 고수했다가 일본 기업들이 결국 시장경쟁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과거를 상기시키며 중국도 마찬가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딜라 차관은 “중국은 스스로를 기술적으로 고립된 섬 안에 가두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세계 표준과 어긋난 정부주도의 중국 독자표준은 중국을 세계로부터 단절시킬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특히 중국의 3G 이동통신기술 표준인 TD-SCDMA를 예로 들며 중국 정부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TD-SCDMA를 국제표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움직임은 근시안적이라고 비난했다.
파딜라 차관은 “중국의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기업과의 협력을 방해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