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의류 상품기획자(MD)로 일하면서 브랜드 영업담당자를 만나면 늘 듣는 말. “인터넷은 싸야 잘나간다니까요” “매출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가격을 내립니다.”
인터넷은 싼 게 통한다? 틀리지도 않고 맞지도 않다.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할 때 고객이 감동한다는 명쾌한 진리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롯데아이몰 E백화점을 열고 몇 달 지나지 않아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린 히트 기획전이 하나 있었다. 매출이 없어 고심하던 차에 브랜드 매출이 열흘 만에 7000만원을 넘어선 것. 매장 매니저는 백화점 매장에서는 아무리 진열을 바꿔도 고객 눈길 한번 받지 못했는데 인터넷에선 속된 말로 대박이 터졌단다.
소비자의 눈은 정확하다. 가격할인을 해서 반짝 히트상품이 될 수는 있지만 쏟아지는 반품에 식은 땀을 흘리게 마련이다. 브랜드 가치 손실은 값으로 따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MD와 브랜드 담당자, 그리고 고객 모두가 만족할 만한 상품운영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첫째, 인터넷 전용 기획상품을 만들자. 인터넷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을 만들면 할인쿠폰과 가격인하 없이도 안정적인 판매를 끌고나갈 수 있다.
둘째, 숨겨진 1인치에 영감을 불어넣자. 대부분의 기획전은 브랜드 광고 이미지가 상단을 차지하게 되고, 그 밑으로 상품이 진열되곤 한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법칙이 존재한다. 상품의 특성 또는 아이템, 혹은 가격이나 히트예감 순으로 한번 더 정렬을 해준다면 이 작은 차이로 고객에게 쇼핑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더해 줄 수 있다.
백화점 진열대 마네킹에 걸쳐진 멋진 의상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듯이 인터넷 MD도 고객의 눈을 끌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남도 모방하게 하는 MD만이 치열한 인터넷 쇼핑몰 경쟁에서 승자로 남을 수 있다.
유진오 롯데아이몰 E백화점팀 MD(과장) joyu@lotteim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