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용서비스 2년을 맞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11월 3세대(G) 이동통신 세계 표준으로 등극한 이래 미국, 싱가포르 등에 잇따라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에 국내 시장 활성화라는 숙제는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이다.
KT·SK텔레콤 등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사업자는 무선인터넷 시장 확대 국면을 맞아 와이브로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진출 ‘성과’, 국내 시장 ‘과제’=우선, 와이브로 관련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권을 확보하는 등 잇따라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아프리카 르완다 정보통신부와 와이브로망 구축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 등 와이브로 관련 장비 업계도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망 구축, 장비 공급 등으로 가시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이동통신업계 3위인 스프린트넥스텔이 인텔, 구글 등과 함께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위한 대형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자가 움직이면서 국내 사업자들의 수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가입자 수가 기대만큼 늘지 않아 걱정이다. KT는 4월 말 현재 가입자가 15만8000여명, SKT 가입자는 2000명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LG텔레콤의 리비전A 기반 무선인터넷이 출시 한 달 만에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에 비해 확연하게 뒤떨어지는 수치다.
이는 와이브로의 제한된 서비스 제공 지역 및 유통망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속 주행 중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에 특별한 강점이 없는 점도 확산에 걸림돌이 돼 왔다. 와이브로의 가입자당 평균 업로드 속도가 1.2Mbps로 HSDPA에 비해 4배 정도 빠르지만 이동 중 정보 검색을 주로 사용하는 가입자에게는 큰 효익이 없다.
또 이용 가능한 이동속도에서도 와이브로가 뒤떨어진다. 와이브로는 시간당 100∼120㎞ 속도에서 이용이 가능한 반면에 HSDPA는 250㎞에서까지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음성 서비스가 배제돼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업자 적극 나서=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지금이 와이브로 확산의 적기라는 판단 아래 본격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가 무선 인터넷 시장이 본격 열리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단말기가 확산되고 이동성이 중요해지면서 이 트렌드를 타고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올 하반기 전송속도를 2배 이상 개선한 ‘웨이브2’가 적용된 단말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내비게이션 및 PMP 단말은 물론이고 디지털카메라 등 개인 디지털 기기와 와이브로 결합도 시도하고 있다.
요금부담도 확 줄인다. 월 1만9800원으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선언’ 요금제 프로모션 기간을 올 11월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또 KTF의 HSDPA단말 ‘아이플러그’ 및 메가패스, 네스팟 등과 결합상품을 구성해 최대 50%까지 요금을 할인,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SKT 역시 올해 총 42개시에 ‘핫존’을 구축하는 등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웨이브2를 이용한 단말기도 선보이는 등 단말 라인업도 넓혀나갈 예정이다.
KT 와이브로 마케팅 담당인 강국현 상무는 “오는 10월 말까지 서울과 인천·고양·성남·수원 등 수도권 17개시 전역에서 완벽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와이브로의 이동성을 강조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와이브로만의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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