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윤우 체제’를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윤종용 대표이사 부회장 퇴진과 함께 후임에 이윤우 대외협력 담당 부회장을 선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장단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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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로 삼성전자는 12년 동안의 윤종용 총괄 대표 체제에서 새롭게 이윤우 체제로 전열을 정비했다. 지난 97년부터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를 맡아온 윤 부회장은 본인 의사에 따라 대표직을 사임하고 상임고문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은 또 그룹 차원에서도 삼성증권 신임사장에 박준현 삼성생명 부사장,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 후임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경영지원팀장인 지대섭 부사장을,삼성테크윈 사장에 오창석 부사장을 각각 내정하는 등 이건희 회장 퇴임 이후 미뤄 왔던 사장단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신화의 산증인’ 윤종용 부회장의 전격 퇴임을 포함 승진 3명, 이동 7명 등으로 예상을 넘어선 큰 폭의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경영 쇄신안 차원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 특검과 삼성그룹 쇄신안을 통해 밝혀온 삼성증권, 삼성화재 정도만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인용 삼성전자 전무는 “윤 부회장이 좀 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퇴진 만류 요청을 받았으나, 사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윤 부회장이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 지혜를 가지고 중요한 사안에 경영상의 자문 역할을 하고, 후진 양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를 새롭게 이끌 이윤우 부회장은 68년 그룹 공채로 삼성전관에 입사한 이후 77년부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면서 ‘삼성 반도체’ 성공 신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반도체와 기술 총괄을 맡아 삼성 경쟁력의 기반인 기술 개발 전략 전반을 챙겨 왔으나 대외협력 담당으로 이동,글로벌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이 전무는 “이윤우 부회장은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고 CTO와 대외협력 담당 등을 맡아 삼성의 다양한 사업군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지녔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삼성전자가 새 CEO를 맞아 자율 독립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그동안 CTO를 맡았던 이기태 기술총괄 부회장이 이윤우 부회장이 맡아온 대외협력담당으로 새로 임명됐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기술 총괄 사장으로 옮겼다.
반도체 총괄은 권오현 시스템LSI사업부장이 맡게 됐고 임형규 종합기술원장 겸 신사업팀장은 신사업팀장만 맡아 종합기술원장 겸직이 해제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어 16일께 조직분위기 쇄신을 위한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전담하는 신사업팀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번주 안에 임원 승진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의외의 큰 폭 인사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