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상임고문으로 물러나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2년의 재임기간 중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가전에 이어 반도체와 휴대폰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성공 신화를 앞장서 이끌어 2005년에는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영향력이 큰 아시아 기업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꼼꼼하고 논리적인 성격으로 이건희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신경영’을 주도했다. 특히 취임 직후 찾아온 IMF 구제금융 위기 당시 과감한 사업구조 혁신을 지휘,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다.
윤 부회장 재임기간 중 삼성전자의 매출은 18조원(1997년)에서 98조원(2007년)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또 반도체부터 가전과 평판TV, 휴대폰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경영 혁신의 전도사를 자부하는 윤 부회장은 언제나 ‘혁신’을 추구했다. 연구개발·생산제조·구매·유통·마케팅·경영관리 등 전 부문에 걸쳐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재설계하는 것이 그의 경영방식이다. 특히 혁신의 초점을 디지털과 정보기술(IT)에서 찾은 윤 부회장은 종합적인 경영 및 정보 인프라 혁신을 주도했다. 또 제품 차원에서는 디지털과 컨버전스, 네트워크화에 집중하고 경쟁력과 공급망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는 현대 디지털시대에 통찰력을 갖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윤 부회장의 경영방식은 21세기형 경영의 모범답안이라는 평가다.
1944년생인 윤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1997년에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후, 1999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윤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퇴진 등을 골자로 한 경영쇄신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후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스스로 용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양종석기자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