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신용카드처럼 사용하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나 대중화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한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킬러 금융 서비스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용 단말기 수급 부족과 고비용 등에 발목이 잡혔다.
◇비싼 단말기 가격이 난제=‘모바일 지갑’은 물품 구매시 전용칩이 내장된 휴대폰을 무선 리더기에 인식시키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지난해 하반기 노키아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확산의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비싼 단말기 가격과 전용칩 수급 불안정 등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ABI리서치에 의하면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은 올해 65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10배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용칩 수급 부족에 따른 고비용 문제로 성장률은 둔화되는 추세다.
노키아의 6131 단말기는 핀란드에서 139유로(약 22만4000원)에 판매되지만 동일한 모델의 NFC 단말기는 100유로 가량 더 비싸다.
북유럽 최대 통신사업자인 스웨덴 텔리아소네라의 쥬커 수이커넨 R&D 매니저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칩 대신 SIM 카드에 보안 모듈을 추가하는 내년부터는 단말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NFC 단말기 시장이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는 수급 불안에 따라 시험 단계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2012년께나 대중화 기대=최근 헬싱키에서 열린 기술 세미나에서는 모바일 지갑 산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 NFC 단말기 보급률이 적어도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20%를 차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ABI리서치의 예측에 따르면 이같은 목표치는 2012년께나 달성 가능한 수치다.
노키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지만 “단문메시지서비스(SMS)의 경우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이 30% 이상 보급된 시점에서 서비스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및 표준 관련 장벽을 넘기 위한 사업자간 협력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노키아가 유럽·아시아 지역 14개 이통 사업자, 마스터카드와 모바일 지갑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한 데 이어 차이나모바일과 소니 등도 관련 네트워크·칩 분야 표준 마련에 적극 참여 중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