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 TV업체들이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반사이익에 단꿈을 꾸고 있다.
미국 정부가 내년 2월로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못박으면서 적어도 180만∼220만 가정이 지상파 방송 수신만 가능한 TV세트를 교체해야 한다. 미국 케이블TV 업계는 이를 급성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 이후 가입자들이 위성TV나 IPTV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싼 케이블 TV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ML 카간은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가정 중 적어도 10% 이상은 케이블을 포함한 유료 TV 시장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욱이 이 중 대부분을 케이블 TV가 흡수하고, 위성TV와 이동통신사의 IPTV가 그 나머지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 케이블 TV 1, 2위 업체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컴캐스트의 스티브 버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컴캐스트가 서비스 하고 있는 방송 지역 내 800만 가정이 아날로그 TV로 지상파만 시청하고 있어 방송전환이 진정한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케이블 업체들은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위성 TV 사업자 에코 스타, 디렉 TV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해 주가는 저평가 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부진했던 경기침체 속에서도 가입자를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타났고,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컴캐스트의 주가는 지난 1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때 보다 40% 올라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하고 있고, 타임워너의 주식도 연중 최저가 보다 38.5% 회복돼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의 컨설턴트 장 우드콕은 “힘든 시기임으로 저렴한 케이블 방송이 가장 합리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러한 기대 속에 지난 주말 미국 뉴 올리언즈에서 열린 ‘2008 케이블 쇼’에는 1만40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이동인기자 d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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