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약정제 활성화, MVNO엔 ‘독’

  의무약정제 도입, 보조금 규제 폐지 등 통신정책에 향후 등장할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약정제로 가입자가 묶이면서 유치 조건이 나빠진데다 보조금 경쟁이 과열될 경우 이통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자는 경쟁을 통한 통신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접속료 차등제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0일 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 온세텔레콤 등 예비MVNO사업자에 따르면 의무약정제와 보조금 규제 폐지 등 통신시장 규제로드맵에 따른 정책이 후발사업자들의 사업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KTF 등 신규 및 기기변경 고객의 80% 가량이 의무약정제에 가입하고 있어 가입자가 묶이는 바람에 MVNO들의 가입자 유치 기회가 대폭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보조금 규제가 없어지면서 이에 따른 보조금 확대 역시 MVNO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예비 MVNO 사업자들은 “의무약정제로 인해 가입자들이 저렴한 MVN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면서 “결국은 소비자만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MVNO 도입으로 기본료 및 통화요금을 30% 이상 할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소비자 효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또 보조금 규제 일몰도 부담이다. 전면적인 휴대전화 보조금 허용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게 되기 때문에 중소 MVNO들이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 황갑순 부장은 “MVNO 관련 법안 처리 지연으로 손실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통신시장 제도까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정책이 지속된다면 결국 MVNO 사업자들이 고사,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가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MVNO가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장 전반의 정책적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후발사업자에게 접속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접속료 차등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