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대표적 공개 소프트웨어(SW)인 리눅스가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는 오는 2학기부터 리눅스 기반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20개 연구학급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는 초등학교 5, 6학년용으로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서 작동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리눅스 기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부처는 이를 위해 연내 30억원을 투입, 리눅스 기반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이를 사용할 태블릿PC 800대와 전자칠판 20대를 연구학급에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는 키오스크와 도서관 장서 검색 PC 등 특수목적의 고정PC에 공개SW를 주로 적용해왔는데 한발 더 나아가 이번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통해 모바일 PC에도 공개SW를 적극 보급할 계획이라고 하니 주목된다. 사실 보안과 비용절감 차원에서 공개SW와 윈도 중 어느 쪽이 더 우수한지 아직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한창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종속을 우려해 중국·멕시코 같은 개도국은 물론이고 프랑스·독일 같은 선진국들도 윈도 대신 공개SW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 디지털교과서 운용체계(OS) 경쟁 구도 도입도 하나의 특정 기업 종속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우선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윈도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보안 사고 등이 터질 때마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사업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면 수년 전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이어 또 하나의 세계적 공개SW 레퍼런스를 탄생시킨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국 1만여개의 초·중등학교와 16개 시·도교육청 및 산하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한 NEIS는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공개SW의 대표적 사이트가 됐다. 특히 NEIS가 서버분야인 데 비해 디지털교과서는 PC분야라는 점도 시선을 모은다. 이는 공개SW와 윈도 간 경쟁에서 서버 분야는 그나마 어느 정도 힘을 내고 있지만 PC 분야는 거의 윈도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참에 PC분야에서 대규모 공개SW 레퍼런스가 나와 성공한다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뿐 아니라 공개SW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초·중·고 전 학년에 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천억원의 비용 절감도 예상된다고 하니 금상첨화다. 이번 공개SW 기반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NEIS에 이어 다시 한번 글로벌 레퍼런스가 되도록 당국은 이의 성공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