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지진 `후폭풍` 현지 공장 조업중단 속출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한 지 2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현지 생산공장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요미우리신문이 현지 특파원발로 보도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란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병을 일컫는다.

쓰촨성 대지진 진원지 인근의 청두에 공장을 둔 일본 기업들은 지진 발생 2∼3일 후 공장가동을 재개왔으나 최근 다시 휴업에 들어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건물이나 도로 등의 피해가 비교적 적어 정상가동엔 문제가 없지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현지 종업원들이 건물 내에서 일하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쇼크가 원인인 만큼 예전과 같은 정상조업이 언제쯤 가능해질지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중국 제일기차집단공사 간의 합작회사인 시센일기도요타자동차는 19일부터 생산라인을 재가동했지만 생산직 근로자들의 지진 공포심이 수그러들지 않아 이튿날인 20일부터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청두 이세탄백화점은 20일 오전 10시 평상시와 같이 개점했다가 폐점시각을 4시간 여 앞당겨 문을 내렸다. 1500명 종업원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현지 고용인력의 대부분이 얼굴도장만 찍고 귀가하거나 미미한 여진만 발생해도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려 매장 운영이 불가능했다.

이밖에 소규모 영업소에서도 여진에 겁을 먹은 종업원들이 사무실을 빠져나가 오전 중에 업무를 중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현지 기업들의 대부분이 장기휴업에 들어가자 휴업에 동참하거나 출근을 현지직원의 판단에 맡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12일 쓰촨성 대지진 발생 이후 진원지 부근에선 진도4 이상의 여진이 200여 차례 발생했다. 청두 시내의 오피스 빌딩이나 대형 상점에선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건물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출구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