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천정부지 유가, 신기술로 잡자?

 한국화학연구원 신화학연구단 석유대체연구센터 정순용 박사 syjeong@krict.re.kr

 

 자고 나면 연일 원유 최고가 경신이라는 뉴스가 들려온다. 2006년 초 60달러대였던 유가가 숨가쁘게 올라 현재 130달러대를 넘어섰다. 이에 발맞춘 각종 물가 인상, 원재료가 인상으로 숨쉬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천정부지 고유가에 대처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 현장에서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국내에 수입된 원유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사용하는 고부가적 사용방법 개발이다. 현재 수입원유는 점차 중(重)질화, 고유황화되고 있는 반면에 석유 수요는 경(輕)질화, 저유황화, 고급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중질유의 경질화 공정이 증설되고 있다. 이런 경질화 공정 생산물에서 가솔린 유분을 제외한 중간 유분이나 슬러리 유분은 환경규제가 미약한 지역에 수출용 경유나 벙커C유에 혼합돼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세계적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2010년 이후에는 수출용으로도 사용하지 못할 처지다. 이러한 환경규제 강화로 활용되지 못하는 저급유분에 포함된 고농도의 황성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원유의 고부가화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불순물 제거기술인 수첨탈황과 같은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 중 선택적으로 황성분을 산화시켜 제거하는 산화탈황공정이 가장 가능성 있는 대안기술로 여겨진다. 산화탈황공정은 기존 수첨탈황으로 처리가 어려운 황화합물을 경제적으로 무황(sulfur-free. 10ppmw 이하) 수준까지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산화탈황기술은 선진국에서도 아직 실험실 규모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화학연구원에서도 산화탈황기술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추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고유가 열풍을 헤쳐 나가고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천신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독자적 선택산화탈황와 같은 원천 신기술 개발만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