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월마트가 사는 법’
포천이 선정한 2년 연속 세계최대의 매출 기업 월마트가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월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10.2%가 증가한 94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 역시 6.9%가 늘어난 30억2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경기침체가 오히려 대형마트에는 호재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경기가 주춤하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이 대형마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속에도 가격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 월마트의 저력은 납품 업체들에게 불합리한 점을 개선토록 하는 것이다. 포천은 식료품의 예를 들어 월마트가 불황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분석했다. 월마트는 올해 경기 불황 속에도 식료품 가격을 30% 이상 내렸다. 월마트의 식료품 분야 연매출은 1000억달러다. 월마트의 경영 비결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월마트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용 절감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상품의 부피를 줄여라=월마트 납품업체인 제너럴밀스는 주력 제품 ‘햄버거 헬퍼’의 가격을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상하지 않았다. 대신 최근 제품을 파스타 모양으로 바꾸고, 밀도를 높여 상품의 크기를 줄였다. 상품 무게는 그대로지만 부피는 종전에 비해 20% 줄었다. 이로 인해 절약된 포장재의 무게는 무려 4037톤. 상품운송시 500대 가량의 덤프트럭을 운영할 필요가 없게 됐다. 지금까지 인스턴트 식품 업체들은 대형마트 선반의 2∼3층에 보기좋게 전시하기 위해 제품의 포장 부피를 늘려왔다.
◇신토불이 전략을 구사해라=미국에서 신토불이는 또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나라 전체가 아닌 거주지 인근에서 생산된 곡물과 제품을 애용하는 게 미국식 신토불이다. 위스콘신주 주변의 56개 월마트 지점은 위스콘신주에서 생산된 옥수수만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운송비 절감은 물론 식품의 신선도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월마트에 감자를 공급하는 부시위크감자의 마크 터너는 “과거 농장에서 재배한 감자를 아이다호 소재 매장까지 운송하려면 수 천달러가 소요됐으나 월마트의 요구로 배송지역을 북동부 지역으로 축소한 이후부턴 운송비가 1000달러 미만으로 줄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농장은 지난해 월마트 납품량이 13% 이상 늘어나는 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PB상품 개발로 유통단계를 단순화해라=수입상품의 경우 직수입 방식과 자사브랜드(PB) 부착방식을 통해 유통단계를 혁신적으로 줄였다. 월마트는 브라질 농장에서 직접 볶아낸 원두커피를 들여다 PB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월마트 PB 상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의 비결은 예상 외로 단순한 셈이다. 타라 라돌 월마트 대변인은 “PB상품의 중간 유통단계는 아무리 복잡한 제품이라도 3∼4단계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월마트는 2010년까지 개별상품 단위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키로 하는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용절감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