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은 지금, 디지털 집회 중

온라인은 지금, 디지털 집회 중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나우콤 `아프리카`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관련 콘텐츠

 정부의 쇠고기 고시안 발표 직후 요동을 치는 민심만큼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디지털 집회 열기가 뜨겁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저항운동이 절정에 달하면서 온라인에도 강한 저항운동이 펼쳐졌다. 주말을 맞아 10만여명의 시민이 서울 시청앞 광장에 운집해 촛불집회를 벌인 순간을 온라인으로 전하려는 네티즌들의 ‘디지털 집회’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날 다음의 아고라 및 나우콤의 아프리카, 판도라TV 등에는 시위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한 UCC 및 이에 대한 댓글이 평소의 2∼3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또 다음 아고라에는 경찰의 강경진압을 고발하는 게시글과 동영상에 이어 수천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심지어 댓글 수가 4000개에 이르자 ‘최대 댓글 수를 넘어서 더이상 댓글 달기가 안 된다’는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디지털 게릴라 등장=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집회 현장 생중계 방송이다. 아프리카, 판도라TV 등 UCC 사이트에는 DMB폰과 와이브로, 디지털 카메라 등을 동원한 1인 보도가 쏟아지면서 평소의 3배가 넘는 촛불 집회 관련 콘텐츠가 쏟아졌다. 오마이뉴스와 아프리카TV 등에서 집회 생중계 동영상이 속속 추가됐다. 집회 현장의 시민들이 휴대폰 카메라와 와이브로 등을 총동원, 1인 미디어를 자처하며 인터넷을 통한 집회 상황 생중계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도 집회가 열리는 1일 낮 총 61개의 채널에서 집회 현장을 생중계 했다. 박은희 아프리카 홍보팀장은 “스포츠 중계나 게임리그가 아닌 사회적 이슈에 이렇게 몰린 적은 방송 시작한 3년 이후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시민들은 집회현장이나 쇠고기 반대 내용이 담긴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실시간으로 블로그나 인터넷 곳곳에 전송하는 등 1인 미디어 방송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1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www.hannara.or.kr)가 해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촛불시위와 관련한 해킹 시도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홈페이지를 일시 폐쇄하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다.

 ◇관련 동영상만 수천개=집회가 있었던 지난달 31일 오후부터 1일 낮까지 하룻 동안 판도라TV·아프리카·유튜브 등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집회 관련 동영상만 해도 2000여개가 넘었다.

 특히 나우콤의 아프리카에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1891개의 시위 관련 방송 콘텐츠가 올라왔다. 시청한 네티즌은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소고기 수입관련 고시안이 발표된 직후 평소의 2배 가까이로 늘었던 수치가 이날은 3배로 껑충 뛰었다.

 다음과 네이버에는 광우병·촛불집회·탄핵 등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100개 이상의 유관 카페가 등장했다. 메신저에 ‘근조 대한민국’이 달리고, 촛불과 조의를 표시하는 이모티콘까지 등장했다. 어느새 보편화한 디지털 집회 방법이다.

 ◇경찰청, 모니터링은 지속될 듯=인터넷 상에 올라온 게시글이나 동영상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도할 경우 행정지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내 게시글에 대해 행정지도 조치를 내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게시글은 경찰청의 신고를 접수해 적정성 여부를 따져서 내린 판단이다”며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주임은 “모니터링은 특정 사안과 관계없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를 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