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메모리도 중요하다

 치열한 글로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의 수출액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식경제부가 2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30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했다. 이번 반도체 수출 회복은 지난 4월 중국·대만 D램 업체가 일부 사업포기를 선언하고, 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감산을 발표함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단가가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D램의 세계시장 월평균 가격은 1.04달러로 1달러 선을 다시 회복했다. 낸드플래시 평균가격도 지난 3월 2.71달러로 바닥을 친 후 한 달 뒤인 4월에는 3.26달러 선으로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5월 무역수지도 1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흑자를 보여 반도체가 수출 효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사실 이번 무역수지 흑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적 이익이 크지만 곳곳에서 경기하강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수출 호조라 그나마 다행스럽다. 특히 대표적 수출품인 반도체의 무역수지가 다시 증가세를 보여 그렇다. 반도체는 원가와 생산성 측면에서 우리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다. 기술 사이클이 빨라 빠른 것을 좋아하는 우리 국민성과도 잘 맞는다. 이런 이유에 힘입어 그동안 우리 업체들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계속 입지를 넓혀왔다. 전체 반도체 시장 중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40%가 넘는 점유율로 오랫동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일본·대만을 비롯한 경쟁국의 추격이 최근 거세지고 있어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다. 지난 4월만 해도 각각 세계 D램 반도체 3, 4위인 독일 키몬다와 일본 엘피다가 삼성 타도를 외치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차세대 D램 개발과 생산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4위이자 일본 반도체 시장 1위인 도시바 역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후지쯔와 자본투자 방식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 강자인 한국을 따라잡기 위한 일본·대만 업체들의 노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뛰어난 기술과 마케팅 그리고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지다. 앞으로도 우리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고부가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생산을 비롯해 구매·생산 등 업무 전분야에 대한 혁신적 프로세스 활동이 요구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반도체 시장의 80%나 차지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강화도 필요하다.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 강국으로 가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다행히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한 삼성전자기 비메모리 분야 강화를 선언하고 나서 그 성과가 주목된다.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서도 강국이 되기 위해 앞으로 민관이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