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휴대용인터넷기기(MID)용 프로세서 시장에 엔비디아가 ‘테그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래픽칩 전문업체인 엔비디아는 3일 개막된 대만 컴퓨터박람회 컴퓨텍스(COMPUTEX)에서 MID용 프로세서 테그라를 공개했다. 테그라는 시스템온칩(SoC)으로 ARM의 800㎒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전력 소모량은 대폭 줄이고 그래픽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테그라를 통해 MID 기기들은 일반 PC에서와 같은 초고해상도 비디오 콘텐츠도 무난히 구동할 수 있을 만큼 그래픽 성능이 강화됐다. 그래픽 기능이 강화되면 일반적으로 전력 소모량도 따라 늘지만 테그라의 전력 소모량은 1와트에 불과하다. 또 동전크기 보다 작아 더욱 휴대가 간편한 MID를 개발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테그라로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때문에 차세대 프로세서 ‘아톰’으로 스마트폰용 칩 시장 재진입 의사를 밝힌 인텔과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 1일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세대 아톰이 출시되는 내년말을 인텔의 휴대폰 프로세서 분야 재진출 시점으로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테크라가 ARM 프로세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인텔의 아톰과는 달리 테크라로는 기존 PC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기 어려워 아톰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EE타임스는 카메라폰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MID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하는 절박함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카메라폰의 인기와 함께 삼성 등의 휴대폰에 관련 프로세서를 공급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포텔리전트의 제프 브라운 연구원도 “카메라폰의 화소경쟁은 무의미하며, 소비자들은 2010년 10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카메라폰이 나와도 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변신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