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공약으로 7% 경제성장과 5년간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바 있다. 증기기관이나 인터넷 시스템처럼 인류 문명과 우리 삶을 바꾸어 놓을 만한 성장 동력이 있기는 하나 이는 몇 세기에 있을지 말지 한 일이다. 대부분의 발명과 산업기술은 현재의 기술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게 통례다. 지금 정부는 신성장동력 산업을 찾으려 골몰하고 있는데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은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굳이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기존 전통 산업과 IT를 접목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산업 분야에 IT가 적용되고 있지만 더욱 활성화할 여지가 얼마든 지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IT는 모든 제품·기술·시스템 및 산업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을 디지털화 혹은 자동화함으로써 그들의 기능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IT는 발전속도가 어느 기술보다 빠르다. 연산속도는 1.5년마다 2배(무어의 법칙), 저장용량은 6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지만 가격은 2년마다 2분의 1로 하락하고 있다.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 IT가 다른 제품·기술·시스템 및 산업과 결합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셋째, IT산업은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IT가 강한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이처럼 기존 산업과 IT를 접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신성장동력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물류와 교통, 건설 및 엔지니어링, 국방, 조선, 행정과 공공서비스, 환경과 자원관리, 시설물관리, 국토관리, 농지관리 그 외 많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을 IT와 접목해 이들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이것은 IT의 기능이 자동화에 의해 능률을 높이고 또한 IT 자체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가능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혹자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기에 이러한 시도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것은 알맹이가 없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IT라고 하면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반도체·LCD· 이동전화 및 컴퓨터 제조와 같은 IT 하드웨어 및 기기 제조다. 이 분야는 분명 한국이 강국이다. 둘째는, 인터넷 활용이다. 국민의 75%가 인터넷 인구이고 보면 이것 또한 한국이 강국임이 맞다. 셋째는, IT 산업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모든 산업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한국이 강국이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다. 대기업의 시스템관리(SM) 사업을 제외하고 300명 이상 되는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는 티맥스·안철수 연구소·한글과컴퓨터·핸디소프트 및 우리 선도소프트 등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면 어떻게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가. 그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돈을 많이 벌게 해주면 된다. 어떻게 돈을 많이 벌게 해 줄 것인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정부 용역 대가를 대폭 상향시키면 업체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자연히 개발자의 처우가 좋아지며 많은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IT와 기존 산업을 접목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면 일석이조의 결과, 즉 기존산업도 발전시키고 IT 산업도 활성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윤재준/선도소프트 대표 jjyoon@sund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