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동통신 시장의 ‘빅뱅’이 예고됐다.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한 아프리카를 포섭하기 위한 대형 통신사업자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이 지역 1,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MTN과 보다콤(Vodacom)이 인수합병, 최대주주 변경이라는 소용돌이를 맞았다.
전세계 이동통신업계는 아프리카와 인도 자본이 결합한 ‘공룡’ 사업자 탄생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에 기반을 두고 전세계 21개국(아프리카 15개국)에서 이동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MTN은 인도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논의 중이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가입자 규모는 1억1200만명이 된다. 합병법인이 단숨에 전세계 6∼7위 사업자로 부상하는 것이다.
MTN과 릴라이언스의 합병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영국의 보다폰이다.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보다폰으로서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또 하나의 대형 사업자 탄생이 반가울 리 없다.
보다폰은 즉각 MTN-릴라이언스 합병 견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 2위 이통사업자 보다콤의 지분을 50%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을 65%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보다폰은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 유선 사업자 텔콤(Telkom)에 12.5% 지분을 23억5000만 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검은 대륙’의 통신 주도권 싸움에 제3자도 등장했다. 남아공의 유력 기업인 음벨라판다홀딩스(Mvelaphanda Holdings)는 텔콤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텔콤 측에 보다콤 지분을 보다폰에 넘기지 말라고 압박했다.
반면, 4일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주식 교환 방식으로 MTN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은 사모펀드까지 끌어들여 합병에 나설 예정이다. 아프리카 지역은 유선 대 무선 이용 비율이 10대 90에 이를 정도로 이동통신시장이 압도적으로 크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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