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합성 기술 `볼륨 높이나`

  수년간 바닥없는 추락을 계속했던 음성기술 시장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 발표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 장애인 웹접근성 개선을 위한 솔루션의 하나로 음성합성 기술이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홈네트워크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적용도 시도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페이지, 홈네트워크 시장 등에 음성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기존 몇몇 회사 이외의 새로운 기업도 신규 아이템으로 음성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음성인식 시장 개척의 초창기 회사인 코아보이스(대표 강동규)는 최근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음성합성 솔루션을 공급했다. 그동안 콜센터 자동응답시스템 정도에 활용되던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이번에 도입한 솔루션을 통해 우리은행은 노인과 약시자가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 웹상의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게 된다. 시중 금융권에서는 이 솔루션을 도입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지난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 발표 이후 노인, 약시자, 장기체류 외국인 등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법이 아직 강제적인 도입 규정을 만들지 않았고, 공공기관들도 시각장애인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지만 조만간 이 같은 움직임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정차 위반 단속용 CCTV 등에도 음성합성 기술이 적용돼 사용되고 있다. 주정차 위반을 카메라가 인식하고, 음성합성을 통해 경고방송을 하는 식이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에 기존 기업들은 전열을 정비, 이번만큼은 시장 개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업종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됐던 코아보이스도 일본의 렌즈 전문기업 호야가 인수해, 재기를 노리고 있으며 삼성종기원 출신이 설립한 에이치씨아이랩도 꾸준한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새로운 기업의 진출도 시작됐다.

통신장비 전문기업인 씨앤에스마이크로(대표 이홍배)는 최근 건설사에 홈네트워크용 음성인식 모듈을 납품했다. 이번에 납품한 모듈은 아파트에 설치, 가정내 기본적인 시스템을 음성으로 조정하는데 사용된다. 음성인식은 이 회사가 수년전부터 준비해온 신규 사업 중 하나다.

이홍배 사장은 “완벽한 수준의 음성인식은 아직 힘들지만, 집안에서 사용하는 수백 종류의 음성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