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단지들은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나고자 신발끈을 바싹 묶고 있다. 전자신문의 ‘산업단지가 다시 뛴다’ 기획시리즈는 중요한 시기에 전국 7개 주요 산업단지의 현황과 비전 그리고 풀어야 할 과제들을 현장 탐방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조목조목 짚어줬다. 산업단지가 국가와 지역경제의 희망이라는 확신도 다시금 갖게 됐다.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은 산업단지다. 한국 산업의 태동기인 1960년대 울산공업단지와 옛 구로공단(서울디지털산업단지)을 필두로 한국 경제사에 등장한 산업단지는 지난 40여년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초고속 성장의 물적 토대였다. 현재 전국의 650여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수출의 67%나 차지하고, 생산은 56%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단지화’된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주요 산업단지 대부분은 단순 생산공장만이 밀집된 ‘공업단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 산업구조 변화에 뒤처지는 낮은 효율성이 문제로 대두됐다. 조성된 지 40여년이 지나도록 제때 재정비되지 못한 도로·물류 등 노후화한 단지 내 인프라도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큰 문제다. 국가 경제의 중추인 산업단지가 변신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는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산업단지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논의가 각계의 관심과 협력 속에 이뤄졌다. 생산 기능에만 국한돼 공업단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던 산업단지에 R&D 기능을 대폭 보완하고 산·학·연·관의 네트워킹을 이용해 입주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키우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다. 바로 ‘산업클러스터’라는 새로운 도약의 해법을 찾아낸 것이다.
2005년부터 창원 등 전국 7개 주요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시작된 산업클러스터 활동은 불과 3년 만에 산업단지의 체질을 기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업종·기술별 소규모 산·학·연 협의체인 ‘미니 클러스터’라는 독창적인 체제를 36개나 운영하면서 기업 수요와 현장 중심의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을 펼친 결과 놀라운 성과가 일어났다.
미니 클러스터는 현재 1900여 입주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1700여명의 전문가 그룹(pool)이 기업 지원자로 나서면서 산업단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결과 3년 동안 기업애로 과제 4300여건을 지원하며 참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값진 성과를 거둬 새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독창적인 한국형 산업클러스터 추진 운영시스템인 ‘미니 클러스터’의 성과는 해외 선진사례와 구분되는 결실도 거두고 있다. 최근 국제품질표준 인증에 이어 특허를 획득해 ‘한국의 산업클러스터’가 세계 최고이자, 글로벌 스탠더드를 실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는 5개 산업단지가 산업클러스터로 추가 지정되면서 모두 12곳의 산업클러스터가 지역경제 성장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뜻 깊은 한 해가 된다.
이제 산업단지도 변해야 산다. 지난 40여년 동안의 양적인 성장에서 국가와 지역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산업클러스터 중심의 질적인 성장으로 가야 한다. 산업단지의 활성화가 기업과 지역 그리고 국가경제가 선순환 성장을 이루는 구조 고도화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단지 활성화 프로젝트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도 절실하다. 다행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정책적 역점을 두는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산업단지가 선진국 진입과 지역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가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돛을 활짝 펴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이송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상무 songgyu@e-clus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