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60∼80% 삭감하고, 올 가을 온실가스 배출량 거래 제도를 시험적으로 도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후쿠다 비전’을 10일 발표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저탄소 사회’의 실현을 강조하고 “저탄소 혁명에 적극 나섬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며 일본의 독자적인 지구온난화 대책을 내놓았다. 후쿠다 총리는 또 오는 2020년까지의 중기 목표에 대해서는 2005년에 비해 14% 삭감이 가능하다며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주장해온 1990년 대비 20% 삭감 목표와 내용적으로 맥을 같이한다.
후쿠다 비전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으로 △개도국 지원을 위한 다자 기금에 최대 12억달러를 출연하고 △내달 홋카이도 도야코 G8 정상회의에서 에너지절약 기술 개발을 다국 간에 추진하는 ‘환경에너지국제협력파트너십’을 제안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대책으로는 배출량 거래제도 도입 외에 올 가을 세제개편시 환경을 중시한 환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여당이 검토 중인 서머타임 제도를 조기 도입하며, 태양광 발전을 2020년까지 10배로 늘리고, 차세대 에너지 절약차의 개발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후쿠다 비전은 오는 2013년 이후의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체제(포스트 교토의정서)를 갖추는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도록 먼저 자체적으로 구체적인 삭감 목표를 제시하는 등 과감한 대책을 내놓아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