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업계, 윈백만이 살길이다

네트워크 업계에 먹고 먹히는 윈백(Win-back) 선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포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주요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신규 시장 개척보다는 경쟁사의 사이트를 빼앗아 오는 윈백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특히 수년전 설치된 네트워크 시스템의 노후화에 따른 교체 주기가 대거 돌아오면서 네트워크 시스템업계의 “경쟁사 뺏앗기”경쟁은 갈수록 드세지고 있다.

여기에다 네트워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의 사이트가 경쟁사의 주 먹이감이었으나 최근들어 시스코시스템마저 윈백 전쟁에 맞불을 놓고 있다.

바야흐로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 물고 물리는 하이에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윈백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쓰리콤.

수년전부터 “시스코의 대안은 쓰리콤”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시스코 사이트를 윈백하는 전략을 다각도로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쓰리콤은 시스코 장비가 투입된 건국대학교, 경기대학교, 동신대학교, 목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원광대학교 등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자사 시스템으로 바꾸어 놓는가 하면 기아자동차, 농심, 두산건설,테크노마트, 하이닉스 반도체 등에는 시스코와 함께 둥지를 트는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한국쓰리콤은 농협, 대신증권, 대한생명, 삼성생명, 우리투자증권 등의 시스코 네트워크 시스템을 자사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개가를 올렸다는 것.

이같은 전과와 관련,한국쓰리콤측은 “앞으로 시스코와의 윈백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순히 장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설계, 보안, 컨버전스 등이 통합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주니퍼네트웍스도 ‘타도 시스코’에 깃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주요 통신 3사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자사 제품으로 갈아끼우는데 성공했다.

주니퍼가 대 시스코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내세운 장비는 ‘T640`, 이 장비는 IP/MPLS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에 기반해 설계된 제품으로, 패킷 처리이 유연하며, 강력한 QoS(Quality of Service) 보장이 가능하다.

주니퍼는 T60을 앞세워 하나로텔레콤 등 주요 통신3사를 탈취하는 전과를 올렸다.

주니퍼는 로또업체인 KLS의 시스코 라우터를 자사 라우터로 교체하는 개가도 올렸다.

이외에도 정통부 지식정보센터 프로젝트, KEPCO등에서 괄목만한 윈백 케이스를 만들었다는게 주니퍼측의 귀띔이다.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자 한국알카텔-루슨트도 윈백에 발벗고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시스코 장비를 사용하던 평택대학교 시스템을 자사의 백본 스위치와 워크그룹 스위치로 완전 교체,시스코를 긴장시킨 바 있다.

경쟁사들이 한결같이 ‘시스코 타도’를 선언하고 나서자 거함 시스코도 지금까지의 ‘수성’에서 ‘공성’으로 전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최근 어바이어 장비로 구축된 유명 증권사 3곳을 자사 시스템으로 갈아끼웠다.

또 모 회계법인의 삼성PBX를 자사의 IP-PBX로 교체 공급했으며 국내 주요 IDC의 주니퍼 T640 장비를 자사의 CRX 장비로 교체, 공급할 계획이다.

시스코시스템즈의 한 관계자는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이제 시스코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며 경쟁사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포화되면서 나타난 네트워크업체간 윈백 전쟁은 이제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당분간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쟁의 화염만이 자욱할 것“같다고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장윤정 기자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