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요금제를 선택하는 데 적지 않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이동통신 요금제가 100종을 훌쩍 뛰어넘는 데다가 변동도 잦기 때문이다. 여기에 요금제가 아예 폐지되는 경우도 많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황춘 씨(38)는 “월 5만원 정액에 일정 시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에 가입하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무료 통화 시간이 줄어들고 요금제 이름도 바뀌었다”면서 “요금제가 너무 많고 자주 바뀌어 선택이 어렵다”고 말했다.
◇요금제 너무 ‘많고’ 자주 ‘바뀌고’=요금제 종류가 지나치게 많아 가입자들은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통 3사가 각각 현재 가입을 받고 있는 요금제는 평균 130여개에 이른다. 경쟁사에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대응하기 위해 비슷한 체계의 요금제를 쏟아내기 때문에 요금제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거의 비슷한 체계에 이름만 바뀌는 경우 더욱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SKT의 ‘스테디셀러’인 ‘표준요금제’는 지난 1996년 출시 이후 올 3월까지 운용하다가 기본료를 1000원 낮추면서 ‘T표준요금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LGT의 경우도 2005년도에 선보인 실속형 요금제를 지난 5월부터 ‘평생할인요금제’로 바꿔서 운용하고 있다. LGT 관계자는 “경쟁사 상황이나 소비자 반응을 감안해서 요금제를 변경하고 있다”면서 “기존 요금제보다 가입자에게 더 큰 효익을 줄 수 있는 요금제를 새롭게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운용기간=일부 요금제의 경우 운용기간이 1개월도 되지 않는 등 짧은 운용기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문자 무제한요금제의 경우, KTF와 SKT가 각각 2004년 4월과 10월에 도입하는 등 이통 3사에서 모두 선보였지만 2006년부터는 가입이 제한되고 있다.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내면 문자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았지만 신규로 가입할 수는 없어 가입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문자 무제한요금제에 가입해서 스팸 문자를 대량으로 보내는 등 사업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더이상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SKT의 시네마팩 요금제는 지난해 4월 출시됐다가 올 1월 폐지되기도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 요금제를 폐지할 때도 신규 출시할 때와 마찬가지로 요금약관 변경 신고를 받는다”면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약관변경 신고를 거부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