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자문서포맷 OOXML(오피스 오픈 XML)을 ISO 국제표준으로 인증받으려는 계획이 인도, 브라질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에 부딪힌 가운데 이번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MS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EU의 반독점정책을 총괄하는 닐리 크뢰스(Neelie Kroes) EU경쟁담당 집행위원은 10일(현지시각) 공개소프트웨어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오픈포럼 유럽이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서 “정부가 특정업체의 폐쇄적인 기술을 우선적으로 선택함으로써 그 나라의 국민이나 기업들이 한 회사의 기술에 종속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크뢰스 위원은 이어 “다양한 업체들이 도입하고 또 종종 로열티까지 무료인 표준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있어 현명한 결정”이라며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크뢰스와 MS의 악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 MS는 윈도OS를 판매하면서 윈도미디어를 끼워판데다 윈도 기술 관련 자료를 경쟁업체들에게 공개하라는 명령을 지키지 않아 EU로부터 4억9700만유로의 벌금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같은해 11월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에 취임한 크뢰스 위원은 전임자 마리오 몬티 위원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며 MS의 독점행위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갔다. 2년 뒤인 2006년 7월 크뢰스는 반독점 시정명령 이행 위반으로 MS에 2억8000만유로의 추가 벌금을 매겼고 또다시 2년이 지난 올해 2월에는 우리 돈 1조원을 육박하는 8억9900만유로를 부과함으로써 EU 독점규제 역사상 최고 액수의 벌금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EU는 또 윈도끼어팔기에 이어 이번에는 MS가 자사 기술인 OOXML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경쟁 기술인 ODF와 호환되지 않게 막았다며 두번째 반독점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크뢰스는 “특정 업체의 기술에 종속되기 시작하면 그 업체의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 외의 다른 업체 제품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비용을 꼼꼼히 따져볼 문제”라며 “국제 표준과 관련된 핵심 특허를 보유한 업체는 정당한 댓가에 기술을 제공하는 투명한 로열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