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을 진원지로 하는 정치논리가 이동전화서비스 3사의 등을 ‘저소득층 이용요금 감면 확대’로 떠밀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당정협의를 바탕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저소득층의 가계통신비 중 이동전화료가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기초생활수급자 전체와 차상위계층의 이동전화 요금을 대폭 감면하는 내용의 ‘보편적 통신서비스 확대방안’을 내놓았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이동전화 가입비와 기본료를 면제받고, 통화료 50%를 감면받아 월 3만원을 8500원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월소득인정액이 최저 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 계층도 가입비를 면제받고 기본료·통화료의 35%를 감면받아 월 3만원을 1만9500원으로 줄일 수 있다.
방통위는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의 이동전화보급률 90%를 감안할 때 이들이 모두 혜택을 받으면 연간 5050억원대의 감면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재원 부담 문제, 관계 부처 협의 여부, 감면 신청 절차 등에서 해결할 과제도 함께 노출됐다. 특히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방통위가 추산한 연간 감면액 5050억원을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도 “요금감면 재원은 국가 예산이 아니라 통신사업자 몫”이라고 못 박았다. 사업자 불만이 불거질 만하고, 이날 일부 볼멘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나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게 신 국장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이동전화요금 감면혜택을 받는 저소득층 비율이 7% 정도고 많아야 10%로 6만∼7만명인데 금액으로는 60억원 안팎”이라며 “이번에 감면대상을 확대해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방통위 설명처럼 당장 60억원이 5050억원으로 폭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그는 또 “관련 시행령과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 협의를 거치는 등 여러 행정절차를 감안할 때 일러야 10월, 늦으면 12월께 감면대상 확대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다”고 풀어냈다. 결국 저소득층 이동전화료 감면 효과 예측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또 저소득층 416만명의 정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공받아 이동전화 3사 대리점에서 직접 저소득층 여부를 확인한 뒤 요금감면 혜택을 주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혜택을 바라지 않는 저소득층의 개인 정보까지 민간 기업에 맡겨 관리하는 데 따른 정보유출 위험, 명예훼손 시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과제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기존 기초생활수급권자 가운데 이동전화료 감면혜택을 받는 비율이 10%, 7만3000명으로 금액이 59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감면대상자들에게 감면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신청절차를 간편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또 “1인 3만원, 가구당 10만원으로 감면 한도액을 설정할 것”이며 “10월까지 관련 법령과 고시 개정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용기자 eylee@
부담액 5050억 "자체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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