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간 상호접속료 산정 과정에서 교환기에서 가입자 전화까지 연결해주는 ‘가입자선로’ 부분 접속료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T의 망을 사용하는 인터넷전화(VoIP) 및 이동통신 사업자가 가입자 선로 구간 접속료 폐지를 주장, 이를 반대하는 KT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VoIP·이동통신업계는 특히 가입자선로 구간에 대한 추가 투자비가 없고 전 세계적으로 이 구간 접속료 폐지가 대세라는 점 등을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 SK텔레콤 등 사업자들이 이번 상호접속료 재산정 협의 과정에서 KT 가입자 선로 구간 접속료 11.88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입자 선로란 교환기에서 가입자 단말까지 연결되는 구리선 구간으로 VoIP의 경우 초고속인터넷망이 해당된다.
현재 KT 접속료의 경우 분당 총 18.89원의 접속료 중 가입자선로 부분이 11.88원, 나머지 트래픽센서티브(TS)구간에 7.01원을 받고 있다. VoIP 및 이통사업자들은 통화량이 늘더라도 이 구간에 대한 추가 증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부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KCT 관계자는 “접속료는 통화량에 따른 증분원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가입자선로 구간의 경우 트래픽이 늘더라도 원가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이를 폐지하면 통신요금 인하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KT의 경우 기본료를 통해 가입자선로 투자비를 충분히 회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VoIP의 경우 분당 평균 20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19원에 가까운 접속료를 내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LG데이콤 등 VoIP 가입자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도 KT 망에 접속할 경우 수익이 마이너스가 된다.
통화 연결시 KT 유선망을 통과해야 하는 이통사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SKT 측은 “해외에서도 콩고와 라트비아 등 두 나라만 가입자선로 구간 접속료를 받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올 초 단계적인 가입자 선로 접속료 축소 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해외는 가입자당 월평균 가입자당매출(APPU)에서 기본료 비중이 절반 이상 된다”면서 “기본료를 통해 회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늦어도 올 9월까지 통신사업자 간 상호접속료를 재산정할 방침이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