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화문서 활성화에 눈돌리자

 스캔으로 전자화된 문서가 종이문서와 같은 법적 효력을 인정받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식경제부가 전자화 문서의 종이문서 대체 여부를 법제처에 질의한 결과, 법제처가 ‘전자화 문서는 모든 거래에 관한 장부 및 증빙서류의 보존 또는 보관에 갈음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자화문서를 종이문서와 동일하게 해석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전자화문서는 종이문서를 대체할 법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더불어 관련 시장도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전자화문서를 법적으로 부정하던 국세청의 입장도 긍정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하니 그간 이 문제를 놓고 전전긍긍해온 업계로서는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전자화 문서의 법적 인정 여부를 놓고 정부 부처 간 견해가 달라 시장활성화는 물론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하루빨리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그런데 이제나마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전자화문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로 한 것은 규제해소 차원에서라도 잘한 일이다.

 전자거래기본법에는 ‘전자화문서 보존이 종이문서 보존을 갈음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국세청 등의 부정적 시각에 따라 전자화 문서가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 결국 업계는 전자화 문서와 종이문서를 각각 보관해야 하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 낭비를 감수해야 했다. 실제로 국세기본법 같은 세금관련법이 전자화 문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아 금융권 등은 전자문서와 종이문서를 함께 보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계속돼왔던 것이다.

 사실 전자화문서를 보관하는 이른바 공인전자문서보관소(공전소)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처음으로 실시됐음에도 아직 활성화가 더딘 것은 정부의 이 같은 혼선이 한몫했다. 물론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당시 주관부처였던 산업자원부는 국세청·재정경제부 등 유관부처와 협의해 해를 넘기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해 해를 넘겼고 현재까지 이르게 됐다.

 지난 정부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 다음 정부까지 넘어온 것이다. 다행히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법무부를 비롯해 국세청·지경부·법제처 등 관련 부처 담당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었고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 오랜 시간이 걸려 전자화문서의 법적 효력이 인정됐지만 어쩌면 산업활성화를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우선 업계는 공전소를 이용하려는 고객을 위해 안정성과 보안성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더욱 정량화된 비용 절감 효과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문서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 이를 어떻게 유망한 수출 품목으로 키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