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를 인수하는 최종 협상이 ‘결렬’로 막을 내렸다. 일각에선 모종의 변수로 두 회사가 다시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하지만, 1차 협상 결렬 때와는 달리 ‘더 이상 협상도, 거래도 없다(No Talk, No Deal)’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결렬 후 야후는 구글과 10년간 온라인 검색 광고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야후와 MS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칼럼에서 야후는 (높은 몸값을 요구하다) 자신을 구하지 못했고, MS는 (인터넷에 약하다는)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만 만천하에 드러낸 6개월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MS의 야후 인수를 주장하며 야후 주식을 4%나 매집한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도 일단 ‘한방’을 먹은 꼴이 됐다. 야후가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한 후 주가가 10% 가량 미끄러진 것이다.
◇협상 결렬 배경은=가장 큰 이유는 MS의 변심으로 관측된다. MS는 당초 제안했던 주당 33달러에도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야후는 밝혔다. 주판알을 튕겨 본 MS는 야후 검색 사업부만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야후 측은 핵심 사업부를 넘겨준다면, 장기적으로 회사에 해가 될 것이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MS 내외부에서는 야후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야후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검색 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었다. 실제로 MS는 검색을 통해 제품 구입이 일어나면, 일정금액을 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 북미 지역에서 HP가 공급하는 모든 PC에 MS의 검색 툴바를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제휴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독자 노선 가능성을 심도있게 테스트했다. 여기에 야후가 구글과 광고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소식은 스티브 발머 MS CEO를 크게 자극했다.
◇구글만 ‘어부지리’=CNN은 MS가 온라인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해답은 여전히 못 찾았다고 지적했다. 발머 CEO는 MS 매출의 25%를 검색 광고로 벌어들인다고 공표했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4월 검색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61.6%로 1위, 야후와 MS는 각각 20.4%와 9.1%로 점유율을 더 잃었다. 현재 MS 온라인 사업부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다.
야후도 방향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야후는 구글과의 광고 거래로 연간 8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말했지만, 최대 경쟁업체에 먹거리를 던져줬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MS와 야후가 줄다리기하는 동안 구글은 더 멀리 달아날 시간을 벌어 속으로 웃고 있다.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은 칼 아이칸은 8월 야후 이사회를 제리 양 현 CEO를 쫓아내는 등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로 이사회 멤버를 교체한다는 계획을 굽히지는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