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경제장관회의가 내일 본격 개막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1998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리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61년 OECD가 창설된 이래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장관급 회의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세계가 알아주는 인터넷강국이어서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가 더욱 뜻깊다. 지난 1969년 미국 UCLA 과학자들이 두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면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인터넷은 금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 지구촌 곳곳의 풍경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사회·교육·의료 등 사회의 모든 분야가 인터넷 등장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경제만 보더라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상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오타와 회의가 열렸던 98년만 해도 50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조달러로 무려 140배나 커졌다. 이 같은 증가세는 향후 시간이 갈수록 그 폭이 더 커질 것이다. 경제뿐 아니다. 인터넷에 첨단기술이 접목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문화와 고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참여와 개방으로 대변되는 웹2.0 시대를 맞아 유튜브·위키피디아 같은 새로운 미디어도 속속 생겨났다. 앞으로는 인터넷이 스스로 추론할 수 있는 이른바 3.0시대의 시맨틱 웹으로 발전하면서 사회 전반의 변화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또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인터넷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해킹과 정보격차를 비롯해 역기능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그것이다.
저작권 침해, 아동 포르노물 확산, 불량 데이터 범람 같은 것도 인터넷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다. 최근 미 의회와 중국 정부가 해킹 여부를 놓고 서로 옥신각신한 데서 알 수 있듯 사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힘을 합치고 공조해야 하는 분야가 많다. 이번 OECD 경제장관 회의를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IT강국 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더없이 좋은 ‘세일즈 장터’기도 하다. 이를 십분 알고 있는 정부도 와이브로를 비롯해 우리가 경쟁력 있는 IT를 행사에 참가자에게 적극 알린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학계·업계 전문가 2000여명이 모여 인터넷 경제의 현황과 미래를 짚어보고, 또 이의 발전을 가져다줄 경제·사회·문화·기술 트렌드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이번 행사는 한 국가의 행사를 넘어서는 지구촌 행사다. 이번 행사가 한단계 진전된 지구촌 인터넷경제의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