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이산을 소재로 한 TV 사극의 말미에 실학의 선구자 다산 정약용이 등장한다. 거중기를 고안해 수원화성 축조에 일조하고, 배다리를 만드는 등 다산은 자연과학과 기술, 특히 이용후생(利用厚生)과 관련된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다산의 업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가 바로 정조다. 개혁 군주이자 뛰어난 학자였던 정조는 다산의 학문적 스승이자 곧 친구였다.
단순한 군신관계가 아닌 학문적 스승이자 친구, 정치적 동지였던 정조와 다산의 관계에서 IT서비스 업계의 상생생태계 구축을 거친 성공경영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IT서비스는 IT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정보화 시대의 전략산업이다. IT컨설팅, IT아웃소싱 등 포괄하는 영역도 광범위하며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크다.
이 같은 IT서비스 업계는 이른바 ‘빅3’라고 불리는 상위 3개 업체와 10여개의 중견 IT서비스업체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마다 공공 및 금융시장에 대한 포지셔닝을 높여가면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제품 가격과 기능, 서비스 차별화만으로는 기업성장을 지속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변화의 시대에 성장축을 잃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기업을 유지하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정보 습득과 창출 그리고 비즈니스 활용방식을 극대화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90년대는 AT&T나 IBM과 같은 기업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혁신을 이루며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시스코, 인텔, 구글 등 다수의 기업이 외부 자원을 활용한 연구개발 수행으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자신들의 기술력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회사나 전문가 집단의 아이디어나 기술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최신 기술과 상품의 융합 추세를 활용한 신시장 개척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이 기존 사업만으로는 한계 돌파가 어렵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에 목말라하고 있다. 물론 한 기업이 가진 독특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가격 경쟁에서 승리하거나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혁신을 이룩해 서비스 차별화를 성공시키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고객의 욕구를 한발 앞서 제공해주는 성공의 열쇠를 쥐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새롭게 재구성해 제공하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실천과 행동이 뒤따르는 공동노력 즉 협력이다. 규모의 크고 작음, 숫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다윗이 되려면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순한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성질까지도 바꾸는 화학적 결합으로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 시너지를 발휘하는 미래의 산업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출시하는 제품마다 히트하는 닌텐도의 경쟁상대는 다름아닌 놀이, 레저분야 기업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종 게임업계를 경쟁상대로 지목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을 해보자. 닌텐도로 인해 게임업계의 파이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 시장을 두고 많은 업체는 기술개발에 몰두할 것이고 이는 관련 산업 전반의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롯데정보통신은 관련 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및 정보 교류에 나서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 시기에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공동으로 찾아가자는 취지다. 같은 분야다 보니 IT 이슈의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기업마다 장점을 가진 분야가 뚜렷하므로 해당분야의 노하우 공유와 틈새 및 새로운 시장 개척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고유가로 인해 세계경제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IT업계의 상생생태계 구축을 통한 경영환경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oks6012@lott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