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동이 닥칠 때마다 재기되던 대체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그동안 실천없는 구호로만 마무리됐지만 이번 경우는 실천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조사기관의 분석을 인용해 C넷 등 해외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태양광 발전 등 대체 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이른바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기관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유가 인상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소유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시장점유율도 수 년 내에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엔 가솔린 1갤런(3.78리터)의 단가가 3.18달러를 넘어 설 경우 일반 자동차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유지비가 더 저렴하다는 계산이 녹아있다. 1년 주행거리를 1만5000마일(2만4140㎞)로 보고 6년 동안 탈 경우 하이브리드 자동차 이용시엔 5000달러 이상의 비용이 절감된다. 최근 미국의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이미 4달러선을 돌파했으며, 이 여파로 신차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자동차 비중도 2%대로 올라섰다.
청정에너지 전문 조사기관인 클린엣지는 2025년까지 미국 전력 총량의 10%를 태양에너지로부터 충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회사는 태양에너지 생산비용과 화석 연료에너지 생산비용 격차가 점점 줄어들어 2015년이면 비슷한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각종 원자재값 폭등으로 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을 쓰는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도 2004년 대비 75%나 증가한 점도 대체 에너지 개발의 촉매제로 작용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도 갈수록 심해져 추가로 지불해야 할 비용도 많아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미 미국에서는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태양에너지 생산 집적단지 개발 계약이 성사됐다.
대형 정보기술(IT)도 대체에너지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인텔은 태양전지를 연구 중인 전담부서를 분리해 스펙트라와트라라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인텔 벤처캐피털 자회사, 골드만삭스의 코젠트릭스에너지, PCG자산운용의 PCG클린에너지앤테크놀러지펀드, 독일 솔론 등이 이 법인에 총 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스펙트라와트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는 인텔에서 태양전지를 연구해 온 앤드루 윌슨이 내정됐다.
IBM 역시 대체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표명하고 일본 도쿄 오카코교라는 제조업체와 제휴, 에너지전환 효율을 현재의 6∼12%에서 15%까지 끌어올리는 태양전지 박막필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