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들의 구속 건수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 세계 블로거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구속되는 문제 외에도 국제 통신사가 블로거들의 신문기사 무단 전재 관행에 제동을 거는 등 다양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BBC 인터넷판은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에 총 63명의 블로거들이 구속 수감됐다고 미국 워싱턴대학의 연례 보고서 ‘월드인포메이션액세스(WIS)’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는 블로거 구속건수가 최근 2년 사이 크게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2006년 구속된 블로거 수는 1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6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는 이 수치를 크게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는 것.
블로거 구속 사례를 국가별로 분류해보면 중국, 이집트, 이란 등에서 구속된 블로거 수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 이른바 언론의 자유 국가로 꼽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에서도 블로거 구속 사례가 1건 이상 있었다. 현재 네티즌의 온라인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30개가 넘으며, 그 중에서도 중국은 저항의 수단으로 블로그를 활용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로 꼽혔다.
블로거 수감 기간은 최소 몇 시간에서 최장 8년까지 다양했으며 평균은 15개월이었다. 블로거들이 감옥에서 보낸 시간을 모두 합하면 940개월에 달한다.
블로거 구속 사유는 다양하지만 구속 시점은 해당 국가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정치적 상황이 불안하거나 각종 논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선거철인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은 블로거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준다”면서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부패나 권력의 남용과 억압에 블로거들이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실제 블로거 구속 건수는 이번에 발표한 수보다 크게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에서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보고서는 또 344명의 블로거들이 미얀마에서 체포됐다는 블로거권익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Bloggers)의 주장에 대해서는 블로거 구속 사건이라고 보기 힘들어 이번 집계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비슷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제 통신사인 미국의 AP는 기사를 불법으로 인용하는 블로거들의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AP는 블로거들이 신문기사의 일부를 발췌해 무단 전재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엔 인터넷 매체의 신문기사 불법전재 억제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언론사가 구체적인 제재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는 더 드러지 리토트(The Drudge Retort)의 사례를 들어 최근 힐러리 클린턴 상원 의원에 관련된 기사에서 32단어의 직접인용 중 18단어를 무단전재했다고 주장했다. 더 드러지 리토트는 언론에 실린 기사가 일반에게 널리 전달되기 전 그 내용에 일부를 덧붙여 특종으로 보도하는 인터넷 매체다. AP 측은 “블로거와 인터넷 매체들이 공정한 인용의 범위를 벗어난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재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