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전화로 911 통화"

 미 상원이 수년을 끌어오던 인터넷전화(VoIP)의 911 긴급 통화 접속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의 911 긴급 통화 체계가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선진 시스템으로 본격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미 상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전체 회의를 열어 ‘911 개선을 위한 신기술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IDG뉴스 등 외신이 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미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이 기술적 보강을 요구하면서 하원으로 돌려보냈다가 재상정됐다.

 미 정부는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전국가적인 긴급 재난 시스템을 보강하는 데 착수했다. 특히 급속히 늘어나는 VoIP 사용자가 아날로그 통신 기반의 911 긴급 통화에 접속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는 VoIP 사업자에게 911 통화를 의무 제공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의회는 재원 조달의 어려움을 내세워 VoIP 사업자의 접속을 반대하는 911 네트워크 운영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짐 쾰렌버거 VoIP사업자연합회장은 “상·하원이 초당적 결정으로 이번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VoIP도 이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기간통신망의 역할을 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번 법안의 통과로 911 긴급 출동 콜센터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911 시스템을 IP 기반으로 전환, VoIP 사업자의 콜을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테드 스티븐스 알래스카주 상원 의원(공화당)은 “법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국민 안전을 보호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