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 중요성 확인한 OECD회의

 캐나다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려 큰 화제를 모았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가 18일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고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끝냈다.

 지난 61년 OECD가 창설된 이래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장관급 회의기도 한 이번 회의는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42개 국가의 인터넷 정책 당국자뿐 아니라 민간 글로벌 리더 등 30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모았다. 주최 측의 일부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 옥의 티로 지적되지만 인터넷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국의 정책 담당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지혜를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

 특히 어제 발표된 ‘서울선언문’은 향후 10년간의 세계 인터넷 경제를 이끌어갈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선언문이 나오기까지 지난 2년간 OECD 전문가와 30개 회원국 실무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이틀간 인터넷을 놓고 서울에서 오갔던 뜨거운 논의가 반영됐음은 물론이다. 이번 서울회의에서도 나타났듯 정보격차와 정보보호,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 불법콘텐츠 같은 문제는 어느 한 나라만의 것이 아니다.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이 같은 역기능은 세계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국의 담당자들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지난 3년간 보안 침해사고로 입은 손실이 전 세계적으로 12조원이 넘는 데서 알 수 있듯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해킹은 무엇보다 큰 문제다. 특히 해킹이 국경을 넘나들고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예산 증액과 함께 정보보호에 대한 국제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사이버 범죄에 대한 국제수사 공조 같은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전 세계 66억명의 인구 중 20%에 머물고 있는 인터넷 접속률도 주요 선진국이 하루빨리 힘을 모아야 할 부문이다. 이들 낙후된 인터넷 인프라 국가들이 조속히 인터넷 경제 체제로 편입해야 세계 경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고령화를 비롯해 기후변화, 자연재해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한 성과다. 한 참가자는 “인터넷이 기후변화 등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극빈층과 개도국의 인터넷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선진국의 경험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혀 많은 공감을 사기도 했다.

 인터넷이 해킹 같은 역기능을 극복하고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남을지 아니면 갈등을 부추기는 골칫덩어리가 될지는 순전히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