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나흘간 IT강국 코리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월드IT쇼(WIS)’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올해는 매년 6월 말 열리던 SEK(Solution&Contents Exhibition of Korea)가 다른 행사와 통합돼 열렸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 10년 만에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의 부대행사로 진행돼 더욱 뜻깊었다. 이번 행사에는 OECD 회원국 및 비회원국 장관급 42명을 비롯해 1500여명의 외빈이 다녀갔으며 340여 국내외 기업과 기관이 1400개가 넘는 부스를 설치해 아시아 최대 IT행사로 부상했다. 행사 내용 면에서도 다양한 유무선 융합형 통신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미래 IT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행사를 참관한 케빈 마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은 “미래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한국IT에 놀라워했다고 한다. 또 역대 SEK에서처럼 IT테크노마트가 1200건의 기술상담으로 국내 최대 첨단기술 거래장터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고, 38개 대학 IT연구센터가 참가한 ‘ITRC포럼 2008’도 주목할 만한 대학 연구 성과를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사실 WIS 행사 같은 컨벤션산업은 국부 창출과 국가 브랜드 향상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육성에 크게 힘을 기울이는 분야다. 매년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와 ‘세빗(CeBIT)’만 봐도 그렇다. 이 두 전시회는 신IT 경연장으로써 산업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해당 국가의 이미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도 CES와 세빗 같은 글로벌 IT전시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무엇보다 영어로 대변되는 언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외국 관람객이 전시장을 둘러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출품 제품과 서비스가 영어로 소개돼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적으로 우리가 경쟁력 있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세계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의 초고속망과 유비쿼터스형 모바일 솔루션, 그리고 첨단 디지털 가전과 휴대폰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번 WIS는 CES·세빗과 비교하면 아직 글로벌 행사가 되기엔 멀었다는 느낌을 준다. 영어로 된 제품 소개서가 거의 없는 등 외국 관람객의 발길을 잡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그나마 영문판 WIS가 발행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아쉬움이 있지만 “한국의 유망 IT기업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어느 외국 바이어의 말처럼 이번 행사는 IT강국 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말고 정부의 적극적 지원 등 세계적 IT전시회를 향해 민·관이 보다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