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중소기업, 통계경영 인프라 갖추자

[월요논단] 중소기업, 통계경영 인프라 갖추자

“통계를 알면 미래가 보이고, 통계를 보면 돈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통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수에 익숙지 않은 보통사람에게 통계라고 하면 지루하고 딱딱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중에 알든 모르든 끊임없이 통계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된다. 시골 어른들이 농사를 지을 때에 이맘때면 장마가 올 텐데 하면 십중팔구 비가 오곤 하는데 오랫동안 겪은 경험을 자신만의 통계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실 통계는 중간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을 뿐이지 누구나 자기방식의 통계로 의사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경영에서 통계경영은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우 과학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통계경영이란 거창한 용어가 아니다. 통계를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통계를 활용해 치밀한 경영전략을 세워 통계활용 가치를 높이고 있다. 빌 게이츠는 ‘비즈니스@사고의 속도’라는 책에서 “미래 비즈니스의 성공은 숫자를 어떻게 빨리 파악하는지와 온라인으로 얼마나 빨리 사업통계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통계의 중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5월 기업경영에 필요한 통계수요조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중소기업인들은 10개사 중 4개사만 통계를 기업경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아직까지 통계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낮다는 증거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통계를 활용하는 기법에 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무슨 통계가 생산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계가 기업의 이윤창출과는 별로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의 시장은 빠르게 다양화되고 특화돼 가고 있다. 통계의 경제적 활용가치에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급변하는 소비자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불확실한 미래투자를 결정하는 힘은 바로 통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는 작년부터 사회, 경제, 인구 등 국가통계를 활용한 블루슈머(Bluesumer, 블루오션의 새로운 소비자)를 선정, 발표해 오고 있다. 기업들이 이 같은 통계자료를 기업경영이나 신제품개발, 마케팅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한다면 신시장 개척에 매우 유용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통계나 연구기관 통계가 아직은 공급자 중심으로 돼 있어 기업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통계를 보면 누가 조사하는지에 따라 정책입안자는 정책목적, 연구자는 연구목적으로만 통계를 뽑다 보니 정작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통계는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정부승인통계도 1000여종에 달하고 있으나 이 중 기업경영 관련통계는 8% 정도로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이 한 단계 높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인이 먼저 통계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통계경영에 나서야 한다. 또 국가통계도 비즈니스 프렌들리 관점에서 중소기업이 효과적인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요자 중심의 통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1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통계청과 ‘국가통계활용 가치증진을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것이 중소기업의 기업친화적인 통계생산은 물론이고 통계활용기법 연수 등 통계경영 인프라를 조성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kimkm@k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