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떨어진 것은 위키피디아 때문(?)”
스코틀랜드에서 지난해 4년만에 처음으로 중학교 졸업자격시험의 합격률이 떨어지자 학부모와 교사들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비난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누구나 관련 지식을 자유롭게 편집·수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명확한 책임자가 없다 보니 부정확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가 유포될 가능성도 높은 데 반해 학생들은 이를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서 스코틀랜드 노동당은 ‘파시즘적 조직’으로, 호주 출신 여가수 카일리 미노그는 ‘마이클 잭슨의 누나’로 소개돼 있다. 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는 ‘살아있는 햄스터를 먹는다’는 누명도 쓰고 있다.
인터넷 표절 역시 위키피디아나 인터넷 검색엔진의 활성화가 초래한 심각한 문제다. 학생들은 별 생각없이 인터넷에 올라있는 정보를 시험지나 보고서에 그대로 적어내지만 이것이 표절 행위로 판정돼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의 몇몇 학교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위키피디아의 이용을 금지한 상태다.
스코틀랜드 학부모·교사위원회(SPTC)의 정보담당자인 엘리너 코너는 스코틀랜드 일간 스코츠맨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를 도서관처럼 이용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면서 “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료 수집을 위해 인터넷을 참고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거기서 찾은 정보가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학교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아이들에게 ‘인터넷에 떠있는 정보를 모두 믿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