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이제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이 자그마한 박스 안에 뮤직 플레이어와 카메라는 물론이고 비디오 리코더, TV, 컴퓨터, 인터넷 등 거의 모든 IT 제품과 기술이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최첨단의 IT 및 디바이스 기술이 총망라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기능이 들어 있는 복잡한 기기를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 혹은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분야가 하는 일이다.
휴대폰에 있는 12개의 키패드만으로는 그 많은 기능을 다 사용하기 힘들다. 사용하는 기능에 따라 숫자 키패드가 음악 버튼이나 카메라 버튼으로 바뀌는 인터페이스가 나오고 다양한 터치 키패드가 나오는 이유다. 또 오늘날 휴대폰 인터페이스의 가장 발전된 형태 중의 하나는 바로 전면 터치스크린이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편리한 사용성이 확보되기만 하면 사용자가 만족할 것인가. 답은 ‘아니다’.
이제는 사용자 중심 및 고객 중심의 시대다. 예전의 사용자는 휴대폰 등 휴대기기를 사용하다가 쓰기 어려우면 본인이 기기를 잘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의 사용자는 다르다. 당당하게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 권리 중에는 ‘감성만족’이라는 부문이 있다. 사용자는 이제 단순히 사용의 편리함을 넘어서서 기기를 쓰는 과정에서 감성적인 즐거움을 맛보고자 하는 것이다.
휴대폰 업체들은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용하기 편하면서도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혁신적인 UI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햅틱폰에 들어 있는 터치위즈(TouchWiz) UI는 간단하게 한 손가락만으로 자주 쓰는 기능과 정보들을 휴대폰 초기 화면에 끌어놓아 마치 PC처럼 편리하게 자신만의 초기화면을 만들 수 있는 위젯 기능과 손끝에 묻어 나오는 다양한 촉각 피드백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터치위즈 UI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운용체계(OS)와 결합한 스마트폰 ‘옴니아(Omnia)’를 최근 공개하고 올 하반기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전면 터치스크린에 들어간 현란한 그래픽과 화면전환 움직임, 단순한 메뉴 구조, 멀티 터치 등의 획기적인 UI로 마니아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를 열광시켰다. 지난해 6월에 출시된 1세대 아이폰은 불과 1년 만에 6개국에서 6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아이폰에 적용된 기술들은 특별한 진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보편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어떤 이미지와 움직임, 소리, 촉감, 사용 시나리오와 결합되는지에 따라 특별한 사용자 경험과 사용자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대는 감성의 시대다. 디지털 기술이 진화할수록 사람들은 반대급부로 아날로그의 감성과 즐거움을 느끼기 원한다. 특히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술은 어느 정도 포화 지점에 이르러 보편화됐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앞으로 휴대폰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의 감성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외관과 사용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디자인이다. 사용자 경험이 휴대폰을 비롯한 모바일 제품 경쟁력의 최후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장동훈 삼성전자 상무(정보통신총괄 UX디자인)dh.cha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