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의 주류시장 편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더 이상 오픈소스가 컴퓨터 마니아나 원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탈피, 다양한 분야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SW 개발업체들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고객과 더 많은 협업 관계를 구축하려고 함에 따라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픈소스 연구에 대한 변화의 모습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다음과 네이버 같은 포털은 오픈소스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국내 최초의 오픈소스 연구소가 정식 개소해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국내 진출 외국기업은 물론이고 현대중공업과 삼성SDS와 같은 대기업도 오픈소스를 활용한 SW 개발과 관련된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등 오픈소스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학들과 연구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학습관리시스템(LMS)’ 플랫폼을 만드는 ‘SAKAI 프로젝트’와 같은 오픈소스 개발 방식이 최근 개소된 국내 연구소에서도 시도된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다. 그동안은 오픈소스에 관심 있는 개발자끼리 별도의 사이트에 모여 서로 정보와 성과를 공유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이번 연구소 개소에 많은 전문가도 기대하고 있다.
SAKAI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를 이용해 교육 SW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전 세계 140여개 대학과 유명 IT기업, 재단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개발된 SW는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자바언어로 개발, 모듈화와 다른 기능들의 인터페이스를 표준화로 지원하기 때문에 확장성, 안정성, 이식성이 뛰어난 SW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오픈소스 연구소도 SAKAI 프로젝트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는 열린사이버대와 5개 기업, 5개 단체가 참여했지만 5년 뒤인 2012년에는 120개 기업, 200개 단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 과제는 한국형 LMS를 개발, 전 세계적으로 보급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SW 산업의 발전이 전제돼야 한다. SW 산업의 발전은 몇 가지 문제점만 해결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다.
첫째로 건설업계의 하도급 계약이 대행 SI업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SW의 확장성, 안정성, 유지보수, 서류화 작업 등의 부분이 졸속으로 처리돼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 산업 자체의 발전까지 가로막고 있다.
둘째, 국내 업체들의 한탕주의 영업 관행이다. SW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그 이후의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술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국내 일부 업체들은 현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려 가격 파괴, 재투자 미흡, 열악한 사후서비스로 프로젝트를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식산업을 경시하는 한국적 정서다. 즉 SW와 컨설팅은 공짜라는 구매자들의 태도다. 이에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 개선에 프로그래머의 필요성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문화적, 경제적 풍토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하도급 문제는 공생 관계에 입각해 하나의 파트너로 인식, 대형 SI업체가 나서서 하도급 업체를 보호해야 하며, 영업관행은 유지보수에서 수익모델을 찾는 SAP를 되새겨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정부의 사업 진행 방식 및 프로그래머의 역할, 표준화 등이 해결된다면 국내 오픈소스 및 SW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한국형 e러닝시스템의 미래 또한 밝을 것이다. 김영종(열린사이버대학교 오픈소스커뮤니티 연구소장 opensys@o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