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양자효과 소자를 사용해 소비전력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초고속 통신시스템용 집적회로(IC) 개발에 성공했다.
KAIST 전자전산학과 양경훈 교수<사진>팀은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양자효과 소자인 공명터널다이오드(RTD)를 이용해 초고속 통신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40Gbps급 멀티플렉서 IC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멀티플렉서는 통신시스템에서 낮은 속도로 병렬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처리해 속도를 더 높여 순차적으로 내보내는 통신시스템의 핵심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IC는 기존 소자와 호환이 가능한 공명터널다이오드에 2㎛급 소자 공정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나노 전자소자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금속산화물반도체(CMOS), 이종접합 쌍극자 트랜지스터(HBT) 등의 전자소자를 이용한 집적회로는 40Gbps급 이상 통신시스템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과도한 전력소모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된 IC와 독일 반도체 제조사인 인피니언이 0.12㎛ 상보성 CMOS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40Gbps 멀티플렉서를 비교하면 소자수가 42개에서 19개로 크게 줄었다. 전력소모도 CMOS 기반이 100㎽인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22.5㎽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양경훈 교수는 “양자 소자를 이용한 회로 설계는 멀티플렉서 이외에 초고속 통신시스템용의 다양한 IC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기존의 화합물 반도체 소자 기반 초고속 IC의 공정설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과 조기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8월18일 미국 알링턴에서 열리는 세계적 나노기술 학회인 ‘IEEE 나노테크놀로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