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죠. 이곳에서 사업하기 힘듭니다.”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 모바일 콘텐츠 업체 한국인 지사장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손뼉의 상대방은 이곳 이동통신사다.
내용은 이렇다. 필리핀은 휴대폰이 전화기가 아닌 문자(SMS)전송기로 주로 사용된다. 이는 거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내를 걷다 보면 휴대폰이나 휴대폰 케이스를 파는 가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안을 들여다보면 꽤 많은 사람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통화 중인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필리핀에 온 50대의 한 한국인은 “이곳 비서는 외부에서 급히 할 얘기가 있으면 언제나 문자를 보낸다”며 “그러면 저는 마치 삐삐를 받은 것처럼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고 말할 정도다.
휴대폰이 ‘폰(전화)’ 기능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곳 통신사들의 정책 때문이다. 휴대폰 이용료는 높게 책정한 반면에 문자메시지 전송 비용은 매우 저렴하다. 이 때문에 휴대폰이 문자전송기로 고착화한 것이다. 당연히 m비즈니스산업이 좀처럼 움직이지를 않는다.
최근 한국에서는 새로운 m비즈니스가 시도되고 있다. 신용카드를 휴대폰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카드에 무선 다운로드 방식(OTA)으로 발급받아 사용하는 모델이다. 이통사와 카드사가 손뼉을 마주쳤고 이에 IT업체(OTA)가 화답해 나온 결과다. 여기에 파생 m비즈니스도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m비즈니스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WCDMA의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3G USIM카드는 가능성을 더욱 크게 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m비즈니스를 차세대 동력원으로 고민 중인 이통사를 포함한 많은 기업 그리고 정책의 방향을 잡는 정부는 필리핀의 사례를 꼭 참고해야 할 것이다.
마닐라(필리핀)=김준배기자<경제교육부>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