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보안과 편의의 경계

 인터넷의 폭발적인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그 편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망 안에는 실질적인 활용 가치를 지닌 콘텐츠가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누구든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콘텐츠를 주고받는 통로에는 감시나 통제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누군가가 악의적인 의도로 인터넷의 활짝 열린 통로를 활용한다면 늘 그 통로를 이용하고 있는 우리 자신도 당장 언제 어떤 피해를 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인터넷의 이러한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통제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해킹과 같은 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됐다.

각각의 기관과 기업 등에서는 소중한 정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보안 투자를 확대했다. 그런데 보안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아이러니하게도 편리한 인터넷 생활을 다소 방해하게 됐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보안 프로그램을 일일이 설치해야 하고 공인인증서와 같은 개인 식별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발생했다.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서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야 하고 시시때때로 앞을 가로막는 보안 프로그램의 통제는 낯설기만 하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편의와 보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또는 통제하에 있는 정보들을 인터넷 이전 시절로 되돌리기에는 인터넷의 긍정적인 기능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편의성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했다가는 나중에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편의를 다소 방해하더라도 보안이라는 불편함을 조금 더 감내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 개인 모두가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은 보안 인식 수준을 가진다면, 편의성 침해를 고민해서 보안 정책의 도입을 주저하는 기관과 기업에 당위성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일방적인 기관과 기업의 보안정책 적용과 사용자의 불편이 아닌 서로의 필요성에 의한 보안 수준 강화가 조화를 이룬다면 보안과 편의의 경계에서 우리는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소프트런 사업1본부 심영수 팀장 sys@softrun.com